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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지후니’ 서지훈의 스타일기 <6>

  • 김수연 기자 jagiya@kyunghyang.com
  • 입력 2005.03.0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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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게임반대 극심 "내가 부모라도 그랬을 거에요”
지훈은 노원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게임으로 인해 어머니와의 갈등이 깊어지자 결국 학업에 매진하기로 결심하고 인문계에 입학한 것이다. 그러나 한동안 학업을 뒷전에 두고 게임에만 빠져있었던지라 또 다시 공부에 흥미를 붙이기란 쉽지 않았다. 어머니는 빠듯한 살림에 지훈을 위해 대학생 과외선생님까지 붙여주셨다.

“비싼 돈주고 받는 건데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머릿속에서 게임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어요.”

학업능률도 오르지 않았다. 공부도 어영부영, 게임도 어영부영 되는 상황이 오자 지훈은 결심했다. 두 가지 중 한가지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그래서 학업을 포기하고 게임을 하기로 결심했다. 지훈은 6개월만에 과외를 중단했다. 자주 학교를 빼먹고 수업시간에 조는 등 아예 공부와 담을 쌓게된 것. 이때부터 지훈과 어머니의 갈등은 더 심화되어 갔다.

어머니는 지훈의 컴퓨터를 치워버리고 게임방에도 가지 못하게 용돈까지 중단해 버렸다. 어머니의 강경한 대응에도 지훈은 굴하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하시느라 하루종일 저를 감시할 수 없으셨어요. 어머니가 회사에 가시면 감춰놓은 컴퓨터를 찾아내 또 게임을 했어요.”

이런 지훈에게 어머니는 매를 들기 시작했다. 지훈은 하루가 멀다하고 빗자루 매타작을 당했다. 그러나 단 한번도 어머니께 대들거나 가출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뭔가 홀린 듯이 ‘나는 게임을 해야한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어요.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게임을 한다는 게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지훈은 당시 어머니께서 그토록 반대하셨던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제가 부모 입장이었더라도 그랬을 거에요. 지금처럼 이스포츠가 이렇게 발전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 때문에 어머니의 매를 맞으면서도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지훈은 눈물이 많다. “챙피한 얘기지만 전 눈물이 많은 편이에요. 게임 때문에 어머니와 마찰을 빚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요.(웃음) 이상하게 가면 갈수록 눈물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지훈은 고 1때 처음으로 나지트배 스타대회에 출전했다. 첫 대회 출전에서 지훈은 당당히 1위를 차지했고 1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뛸 듯이 기뻐서 가장 먼저 상금을 들고 어머니께 드렸는데 어머니께서 엄청 화를 내시더라구요.” 어머니는 “돈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며 “제발 공부에만 전념하라”고 다그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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