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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지후니’ 서지훈의 스타일기 <7>

  • 김수연 기자 jagiya@kyunghyang.com
  • 입력 2005.03.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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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반대 무릅쓰고 게임 선택한 불효자입니다”
지훈은 온라인서버에서 지속적으로 1,2 등을 차지하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여러 게임단으로부터 러브콜이 줄을 이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지훈에게 어머니는 특별한 존재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부터는 더더욱 그러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서울로 이사오면서 어머니께서 생계를 꾸려나가셨어요. 가녀린 몸으로 억척같이 가장 역할을 해 내시는 어머니 덕분에 경제적인 어려움은 알지 못하고 자랐어요.”

회사를 다니셨지만 자식들의 가정교육은 물론 학업까지 꼼꼼하게 챙기실 정도로 부지런하셨다. 지훈은 그런 어머니가 늘 애처로웠다. “너무 오랜 시간을 우리들만을 위해 헌신하셔서 안쓰러워요. 고생 그만하시고 당신의 인생을 살아도 그만인데 그러시질 못하셨거든요.” 지훈은 어머니가 재혼해서 새 출발하시기를 간절히 바란 적도 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우리들 뒷바라지는 하실 만큼 하셨으니 이제 좋으신 분 만나 행복하실 수만 있다면 재혼하셨으면 좋겠어요.” 지훈의 어머니는 최근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신 상태다. 그렇게도 반대하시던 게임을 하겠다고 속을 썩혀 드린 탓에 ‘홧병’까지 덤으로 얻게 됐다는 어머니. 지훈은 어머니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덜어드리고 마음 편히 모시는 것이 소원이다.

지훈이 정식으로 게임을 시작한건 고3 여름방학 때다. 무소속으로 챌린지리그에 올라가게 된 것. 이어 GO팀에서 정식 제의가 들어왔다. 어머니는 ‘게임이 하고 싶으면 나가서 하라’고 호통을 치셨고 지훈은 그 길로 짐을 싸서 GO 숙소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그런 지훈의 뒷모습을 보시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어머니께서 흔쾌히 승낙하시진 않으셨지만 숙소가 있는 게임단에서 정식으로 활동하게 된 데 대해 어느 정도 안심을 하고 계신 듯 했어요.” 지훈은 GO 숙소에 합류하고 얼마 되지 않아 챌린지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신인으로서 파나소닉배 스타리그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훈이 이처럼 단기간에 성장하기까지는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된 것이다. GO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전화기를 끄고 가족은 물론 여자친구와도 연락을 끊고 오로지 게임에만 전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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