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울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지난 2월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회담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됨에 따라 미국 증시를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이 상승기류를 맞이했다.

독일 총리와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전 날이었던 지난 2월 14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4만 2천 달러(한화 약 5천 26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울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아닌 협상을 원한다는 뜻을 밝힌 이후로 해당 가상화폐 시세는 장중 4%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비트코인이 오름폭이 두드러졌던 시점은 우리 시간으로 오후 7시부터 익일 오전 7시까지로 분류되는 서양 거래 시간(Western Trading Times)이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입장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더리움의 경우 전일 대비 7.6%가량 상승한 3천 114달러(한화 약 372만 7천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시장 데이터 제공업 체인 카이코(Kaiko)의 클라라 메달리(Clara Medalie) 연구원은 “비트코인의 이번 급등은 세계정세를 둘러싸고 완전 중립을 보였던 해당 자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보인다”라며 “비트코인은 이번 상승을 통해 한 달 만에 이전의 저항점을 뚫고 새로운 고점을 향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지난 한 달간 가상화폐 시장 내 자본 유동성이 낮았다는 점과 시세 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가상화폐 전문 자산운용사인 발키리 인베스트먼트(Valkyrie Investments)의 레아 왈드(Leah Wald) 최고경영자는 “비트코인의 반등세는 환영할 만하지만 현재의 가상화폐 움직임은 전통 금융 시장과 디지털 자본 산업의 상관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는 것을 암시한다”라며 “앞으로 주목해야 할 시장 내 흐름은 미국 연방은행의 금리 인상이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SuperBowl) 행사 이후 비트코인을 포함한 알트코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등세를 점치기도 했다.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 등은 1억 1천만 명 이상 시청한 슈퍼볼 경기를 통해 비트코인을 홍보한 바 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지난 2월 15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갈등 속에서 비트코인이 아직까지 완전한 디지털 금(金)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적인 긴장 속에서도 해당 자산의 시세가 폭락하지 않은 점과 코로나19 상황 속 투자처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 대해선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경향게임스=유동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