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이 현지 국민의 낮은 관심도로 인해 정부 발행 디지털 화폐(CBDC)의 출시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고 홍콩 매체인 아주시보(亞洲時報)가 지난달 말 보도했다.

아주시보는 지난 7월 20일(현지시간) 일본 중앙은행이 4월부터 디지털 화폐 발행과 관련한 두 번째 단계의 실험을 시작했음에도 대중의 관심 부족이 저조해 가까운 미래에 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현지에서는 아직까지 현금이 ‘왕’이라는 것이 아주시보의 의견이었다. 아주시보는 디지털 화폐의 주요 특성인 금융 포용성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보편적 접근성이 높은 일본에서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2021년을 기준으로 일본 내 현금 발행량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현지 특징 중 하나인 고령화 사회도 디지털 화폐 도입 계획을 늦추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시보는 “노인과 저소득층 인구의 경우 현금을 선호한다”라며 “일본에서 현금 수요와 보급 현황은 인구 고령화와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결제가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일본 경제 내 현금 사용량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것이 아주시보의 분석이었다.
일본 중앙은행은 현재 디지털 화폐 개발과 관련해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호환성에 주목하고 있다. 가미야마 가즈시게(Kazushige Kamiyama) 일본은행 지불결제시스템 부장은 지난 4월 미국 경제매체인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화폐 개발 접근법으로 스웨덴의 방식을 따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스웨덴의 국립은행인 스베리예스 릭스방크(Sveriges Riksbank)는 발행 여부와 기술적 해결 및 법적 틀에 대해선 결정을 내리지 않은 채 디지털 화폐인 ‘이-크로나(e-krona)’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스베리예스 릭스방크는 현재 ‘이-크로나’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거래 사용여부를 조사 중이며 향후 새로운 결제 솔루션 구축방안을 모색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한편 가이야마 가즈시게 일본은행 지불결제시스템 부장은 지난 3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요 7개국(G7) 정책 입안자들의 디지털 화폐 관련 공동 규제 틀 마련이 시급하다고 시사했다.
당시 가이야마 가즈시게 부장은 가상화폐를 포함하는 디지털 통화는 달러와 유로 및 엔화 기반의 기존 결제 수단을 쉽게 우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