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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장 횡보 속, 리플 홀로 독주 ‘왜’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2.10.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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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장이 글로벌 경기와 함께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리플이 최근 2주에 걸쳐 꾸준한 상승세를 맞이해 눈길을 끈다. 
 

리플
리플

‘리플’은 글로벌 송금을 위한 블록체인 프로토콜 겸 디지털 자산이다.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리플 네트워크 하에서 글로벌 송금 요청 시, 이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플’의 궁극적인 목표다.
리플의 최근 시세 상승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전과 실제 활용 사례를 기반해 맺어진 업무협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의 소송전의 경우 미등록 증권(금융) 판매 여부를 골자로 한다. 
 

리플 측 변호사는 지난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의 법정공방이 9월 중 마무리 될 것으로 내다봤다(사진=트위터/ 제레미 호건)
리플 측 변호사는 지난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의 법정공방이 9월 중 마무리 될 것으로 내다봤다(사진=트위터/ 제레미 호건)

양 측의 법정공방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지난 2020년 12월 리플이 미등록 증권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현재 양측의 소송전은 리플에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 법원 아날리스 토레스(Analisa Torres) 판사가 지난 9월 29일(현지시간) 증권거래위원회에 이전 국장인 윌리엄 힌먼(William Hinman)의 2018년 연설 동영상을 공개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리플의 소송전을 추적 중인 제임스 필란 미국 변호사는 뉴욕재판부가 증권거래위원회에 윌리엄 힌만 전 국장의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고 알렸다(사진=트위터/ 제임스 필란)
리플의 소송전을 추적 중인 제임스 필란 미국 변호사는 뉴욕재판부가 증권거래위원회에 윌리엄 힌만 전 국장의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고 알렸다(사진=트위터/ 제임스 필란)

윌리엄 힌먼 전 증권거래위원회 국장의 연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증권이 아니라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디지털자산이 증권이 아닐 경우, 리플 역시 미등록 증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윌리엄 힌먼 전 국장의 연설은 중요한 법적 근거가 될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증권거래위원회는 ‘변호사의 비밀유지특권(attorney client privilege)’을 근거로 윌리엄 힌먼 전 국장의 연설자료 공개를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 힌먼 전 국장의 연설자료를 공개되지 않는 배경에는 향후 증권거래위원회의 관할권 지정 여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증권거래위원회는 현재 비트코인을 제외한 상당수의 가상화폐를 증권으로 규정하며 감독권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비트코인은 원자재(상품)로 분류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권에 놓여야 한다는 것이 국내·외 가상화폐 및 정책 입안자들의 중론이다. 증권거래위원회 역시 비트코인에 대해선 비슷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더리움을 비롯해 기타 가상화폐까지 원자재로 규정돼 미등록 증권으로 구분되지 않을 경우, 가상화폐 시장 관련 증권거래위원회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리플과의 소송전은 가상화폐 시장 관련 증권거래위원회의 명운을 가를만한 사안이다. 
 

미국 상원의 농업위원회는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안을 통해 이더리움을 원자재로 구분하며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관할권이라고 피력했다(사진=미국 상원 농업위원회)
미국 상원의 농업위원회는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안을 통해 이더리움을 원자재로 구분하며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관할권이라고 피력했다(사진=미국 상원 농업위원회)

증권거래위원회의 소송전과는 별개로 리플의 실제 사용 사례를 바탕으로 하는 사업확장도 주목할 만하다. 리플은 지난 10월 11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스웨덴 현지에서 자체 기술인 ‘주문형 유동성(On-Demand Liquidity, ODL)’ 업무협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리플의 ‘주문형 유동성’은 국가 간 전송된 현금이 리플로 교환되고, 교환된 리플이 수신자에게 도착 시 현지 법정화폐로 전환되는 기술이다. 
 

리플은 ‘주문형 유동성(ODL)’ 기술이 실시간정산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접근성 및 상시 가동 가용성적인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소개하고 있다(사진=리플랩스)
리플은 ‘주문형 유동성(ODL)’ 기술이 실시간정산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접근성 및 상시 가동 가용성적인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소개하고 있다(사진=리플랩스)

리플의 자산 전송속도가 일반적으로 10분 안팎으로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문형 유동성’ 기술은 기존 수일에 걸쳐 전송되는 은행사의 해외 이체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호주의 캐롤 알렉산더(Carol Alexander) 서섹스대 금융학과 교수는 지난 5월 “리플이 미국 증권위와의 법정 공방에서 이길 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는 금융기관이 서로 안전하게 금융 거래와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산망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는 금융기관이 서로 안전하게 금융 거래와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산망이다

반면 ‘주문형 유동성’ 전송 과정간 발생 가능한 가격 변동 등에 사항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국내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리플 자산 전송과 관련해 네트워크의 안정화와 발행사(재단)의 관리 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호주 디지탈릭스자산운용(Digitalx Asset Management)의 매튜 해리(Matthew Harry) 대표의 경우에는 현지 금융기술업체인 파인더를 통해 “리플이 훌륭한 기초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라면서도 “토큰 값이 싸고 쉽게 시세가 움직인다는 점에서 투기품 이상으로 생각을 안 한다”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리플은 지난 6월 디지털화폐 개발과 관련한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사진=ripplecbdc.devpost.com)
리플은 지난 6월 디지털화폐 개발과 관련한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사진=ripplecbdc.devpost.com)

한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Upbit)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주간 디지털 자산 지수(Upbit Cryptocurrency Index, UBCI)’에 따르면 리플은 지난 10월 3일부터 일주일간 가상화폐 시장의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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