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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에 갇힌 ‘비트코인’, 반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은...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3.05.29 07:37
  • 수정 2023.06.0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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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 불안과 ‘에프티엑스(FTX)’ 거래소 파산 여파로 불안한 한 해를 시작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분기 70% 이상 치솟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올해 1분기 비트코인 시세 상승 배경에는 급격한 가격 하락을 자산 매입 기회로 본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와 미국 고금리 정책에서 비롯된 현지 은행 파산 사태가 있었다. 
특히 지난 3월 ‘실버게이트은행(Silvergate Bank)’,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Signature Bank)’ 파산은 금융 시장 내 전통 은행의 불안을 제기하며 자금을 가상화폐 시장으로 이끌었다. 당시 탈중앙집권형 방식의 가상화폐 시장은 전통 금융 불안의 대안책으로 부각 받았다.
가상화폐 시장으로의 자금 융통과 함께 비트코인은 지난 1분기 주요 투자 자산 중 시세 상승률 1위를 기록한다.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 몫을 더했다. 현지 은행 줄도산의 방책으로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출 경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 시장 역시 활기를 되찾을 거란 기대였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2분기는 지난 1분기에 비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 정책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초 시장으로 흘러들어온 시장 참여자들의 자금 역시 회수되는 분위기다. 최근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5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금(金) 현물에 대한 투자가 비트코인보다 더 나을 거란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주식시장 하락 시 비트코인 시세의 하락도 불가피할 거란 관측도 있었다.
업계는 비트코인 시세 흐름이 횡보 흐름을 벗어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향후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요소로는 미국 부채한도 상향조정과 홍콩의 가상화폐 시장 재개방이 있다.
 

▲ 비트코인
▲ 비트코인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강세장 전환 지표인 골든크로스(Golden Cross) 현상이 최근 비트코인 흐름에서 나타나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비트코인 1분기, ‘에프티엑스’ 악재 딛고 73% 상승
올해 첫날 2,107만 원으로 한 해를 시작한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기준으로 지난 3월 31일 3,754만 원의 종가로 1분기를 마쳤다. 지난 1분기 비트코인 시세는 73% 상승했다. ‘숏스퀴즈’ 현상이 비트코인 초반 시세 상승 뒤에 있었다.
‘숏스퀴즈’는 자산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공매도(숏) 포지션의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시 그 주식을 매수하는 행위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에프티엑스’ 거래소 파산 이후 급락했으나, 올해 초 ‘숏스퀴즈’ 현상을 바탕으로 반등세로 전환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숏스퀴즈’로 반등 국면에 접어든 이후 시장에는 기관 투자자 자금이 몰렸다. 
업계 분석 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은 지난 2월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동안 스테이블코인의 한 종류인 ‘유에스디코인(USDC)’에 약 16억 달러(한화 약 2조 664억 원)가 유입됐다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또는 특정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자산 종류로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매입을 위한 용도로 쓰인다.
상승 곡선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월 3천만 원을 돌파하며 세간의 관심을 다시 이끌었다. 지난 3월 비트코인 가격 상승 주요 흐름에는 미국 중소은행의 연쇄 파산이 있었다. 
 

▲ 지난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의 비트코인 시세 변화 추이(사진=업비트)
▲ 지난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의 비트코인 시세 변화 추이(사진=업비트)

미국 내 중소은행인 ‘실버게이트은행’,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 정부 예금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진 가운데 탈중앙화 개념의 가상화폐 시장이 대안책으로 부상하며 대표 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한 것이었다.
다국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지난 3월 중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주요 투자 자산 중 가장 높은 연중 시세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골드만삭스의 ‘위험성이 조정된 수익(Risk Adjusted Return)’에 대한 자료에서도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박스권 랠리’, 2분기 비트코인 시장 흐름
비트코인의 2분기는 지난 1분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가상화폐 시장 내 또 다른 주요자산인 이더리움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호재로 4천만 원을 일시적으로 돌파하긴 했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비트코인 시세는 3,500만 원에서 4천만 원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다. 2분기 현재 비트코인의 박스권 랠리 배경에는 시장 내 자금 유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가상화폐 투자사인 코인쉐어스(Coinshares)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장 자금은 5월 12일을 기준으로 5주 연속 유출세를 맞이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은 코인쉐어스가 제시한 가상화폐 시장 내 연쇄 자금 유출 원인이었다. 
 

▲ 코인쉐어스는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자체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유출세가 5주 째 이어지는 중이라고 밝혔다(사진=코인쉐어스)
▲ 코인쉐어스는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자체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유출세가 5주 째 이어지는 중이라고 밝혔다(사진=코인쉐어스)

지난 3월 미국 중소은행 줄도산 이후 시장에서는 현지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출 거란 기대가 돌았으나 실제 정책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투자 열기가 식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비트코인이 3만 달러(한화 약 3,971만 원)의 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한 것도 시세 하락 동력 중 하나로 거론됐다.
미국 경제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의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 수석 상품전략가는 가상화폐 시장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바꾸기 위해선 비트코인이 3만 달러(한화 약 3,971만 원)의 심리적 저항선을 상회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비트파이넥스(Bitfinex) 가상화폐 거래소는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횡보함에 따라 가격 변동성도 줄어드는 추세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 내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감소한다는 점에서 단기 투기 방식의 참여도 적어질 거란 의견이었다.

‘주식시장’과 ‘금’이 비트코인 시세에 미칠 영향력은
현시점에서 비트코인 향방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가상화폐 시장 외부적 요소로는 ‘주식시장’과 ‘금(金)’과의 관계가 있다. ‘주식시장’과 ‘금’이 비트코인 가격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은 미국 경제매체인 블룸버그를 중심으로 나왔다.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 블룸버그 수석 상품전략가는 지난달 말 ‘주식시장’이 비트코인 시세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가 미국 증권시장 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하락을 염두에 둔 가운데 후폭풍이 비트코인까지 닿을 수 있을 거란 분석이었다.
 

▲ 마이크 맥글론 수석 상품전략가는 이달 초 주식 시장에서 하락이 발생할 경우 비트코인보다 금의 수익률이 더 좋을 거라는 의견을 밝혔다(사진=트위터 마이크 맥글론)
▲ 마이크 맥글론 수석 상품전략가는 이달 초 주식 시장에서 하락이 발생할 경우 비트코인보다 금의 수익률이 더 좋을 거라는 의견을 밝혔다(사진=트위터 마이크 맥글론)

마이크 맥글론 수석 상품전략가는 투자자문업체인 스탠스베리리서치(Stansberry Research)와의 인터뷰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하락을 최대 20%까지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시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시장 전반 자산의 급락이 우려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이달 초 블룸버그의 보고서에서 ‘주식시장’ 하락을 동반하는 미국 경기 침체가 올 경우 ‘금’이 비트코인보다 더 나은 투자 자산이 될 거라는 견해도 드러냈다.
‘금’과 비트코인에 대한 그의 견해는 최근 수 년간 두 자산의 흐름을 토대로 했다. 최근 2년간 흐름을 봤을 때 ‘금’은 상승 궤적을 그린 반면, 비트코인은 하락 추세를 보였다는 것이 마이크 맥글론 수석 상품전략가의 지적이었다.
마이크 맥글론 수석 상품전략가는 비트코인이 ‘금’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기록하기 위해선 3만 달러(한화 약 3,971만 원)의 시세 저항선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이 3만 달러(한화 약 3,971만 원)를 넘을 경우, 가상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이 바뀌었음을 보이는 초기 징후가 될 거란 시각이었다. 

업계, 비트코인 시세 반등 열쇠로 ‘자금유입’ 지목
시장 내부적으로는 ‘자금 유입’을 비트코인 가격 전망과 관련해 들여다볼만하다. 비트코인 박스권 랠리가 5주 연속 시장 자금 유출과 관련 있다는 점에서 ‘자금 유입’은 시세 반등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 빗썸
▲ 빗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거시경제 변수 또는 가상화폐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자본 유입’ 조건이 충족될 것으로 짐작했다.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의 경우 최근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 조정이 비트코인 단기 반등 동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빗썸경제연구소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조정이 진행될 시, 확장재정정책으로 시장 유동성이 증가해 금리인상 정책 등과 함께 시들었던 투자자 심리가 살아나 비트코인 가격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부채한도 승인이 지연될 경우엔 미국 부도에 대한 우려가 탈중앙화 성격의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재정적자 감축 조치를 동반한 조건부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고려한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조기에 종료할 가능성이 있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빗썸경제연구소의 첨언이었다. 
 

▲ 코빗
▲ 코빗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산하의 코빗리서치센터도 미국의 부채 한도 상향 이슈가 비트코인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다음달 재개장을 앞둔 홍콩 가상화폐 시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업계에서는 홍콩 가상화폐 시장에 중국 자본이 들어올 거라는 예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의 자오 창펑(Zhao Changpeng)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25일 중국 기간 방송국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에 홍콩 가상화폐 산업 관련 소식이 나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 강세장 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중앙텔레비전’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보도한 것은 중요한 일이다”라며 “역사적으로 현지 보도는 가상화폐 강세장으로 이어졌으며 현재 중국 역시 떠들썩하다”라고 말했다.
 

▲ 자오 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는 ‘중국중앙텔레비전’의 가상화폐 관련 뉴스 보도 이후 비트코인 시세 반등을 예상했다(사진=트위터/ 자오 창펑)
▲ 자오 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는 ‘중국중앙텔레비전’의 가상화폐 관련 뉴스 보도 이후 비트코인 시세 반등을 예상했다(사진=트위터/ 자오 창펑)

한편 시장 분석업체인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최근 비트코인의 일봉 추세를 거론하며 50일 단기 이동평균선이 200일 장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형성돼 가격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렸다. 최근 공매도(숏) 세력이 2만 6천 달러 부근에서 형성된 비트코인의 200일 이동평균선의 가격 지지 구간을 깨는 것에 실패했다는 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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