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영상업은행인 중국은행(Bank of China)이 이번 주 디지털위안을 사용해 최초의 국경 간 귀금속 거래를 진행했다. 디지털위안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한 공식 디지털화폐(CBDC)의 이름이다.
현지 언론인 관점망(观点网)에 따르면 중국은행 상하이 지점은 상하이금거래소(SGE)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에서 받은 1억 위안(한화 약 182억 원) 규모의 디지털위안을 금(金) 결제금으로 이체하는데 성공했다. 금 결제금으로 쓰인 자금은 홍콩에 위치한 중국은행 지점에서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행은 디지털위안을 통해 금 대금을 송금한 이번 거래가 상하이 자유무역 시범구 추진 전략을 걍화할 거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위안 거래가 시도되고 있다. 중국은행은 현지에서 디지털위안 실사용 실험을 가장 활발히 추진 중인 업체 중 한 곳이다.
중국은행은 지난 7월 디지털위안화와 휴대폰 유심칩을 연결하는 방식의 결제 실험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행은 현지 통신 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China Telecom) 및 차이나유니콤(China Unicom)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디지털위안화 실험을 실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 곳은 디지털위안화 애플리케이션과 유심카드 연결을 통해 물리적 접촉 없이 근거리 통신 결제가 가능한 기술을 구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휴대폰이 꺼진 상황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중국은행의 계획이었다.
금 거래와 휴대폰 결제 외에도 중국은행은 지난 9월 비자 또는 마스터카드를 이용해 디지털위안 애플리케이션 잔액을 충전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당시 중국은행의 디지털위안 애플리케이션 충전 기능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외국인 관광객을 염두에 둔 행보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디지털위안 아이폰·안드로이드 지갑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등 외국인 자본 유치를 위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디지털위안은 위안화 현금 및 비자 신용카드와 함께 공식 결제수단으로 쓰였다.
한편 현지 석유채굴 전문 공기업인 페트로차이나(PetroChina)의 경우 지난 10월 디지털위안을 이용해 첫 원유 거래를 진행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상하이석유천연가스거래소(SHPGX)에서 디지털위안으로 원유 100만 베럴을 거래했다.
다만, 페트로차이나의 거래 대상자와 현금 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페트로차이나의 원유 거래가 국경 간 무역에서 디지털위안을 사용하라는 중국 정부의 지침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