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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021년? 헝다 그룹 파산이 ‘비트코인’ 시장에 미칠 영향은...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4.01.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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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 에버그란데)가 지난 1월 29일 홍콩 법원에서 청산을 명령받은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주목된다. 헝다 그룹은 지난 2021년 9월 한차례 가상화폐 시장 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바 있다.
 

▲ 비트코인
▲ 비트코인

헝다 그룹의 부채와 자산은 각각 2조 3,882억 위안(한화 약 442조 원)과 1조 5,784위안(한화 약 292조 원)으로 확인됐다. 시장에는 홍콩 법원의 헝다 그룹 청산 명령이 현지 부동산 및 금융 시장에 충격파를 가져올 거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헝다 그룹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을 당시 가상화폐 시장은 중국 자본이 빠질 수 있다는 점에 약세를 보였다. 반면, 2024년 현재의 경우 중국 경제가 불안정함에 따라 현지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테더(Tether)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헝다 기업어음을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단 소문도 지난 2021년 비트코인 발목을 잡았다. 상당수 비트코인이 테더로 거래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테더가 헝다와 엮였다면 당시 채무불이행 사태가 가상화폐 시장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테더 발행사는 재무 보고서를 통해 이를 부인했고, 미국 국채 보유량을 늘리며 시장 걱정을 종식시켰다.
마지막으로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도 지난 2021년 9월 비트코인 시세 하락에 일조했다. 당시 시장에는 코로나19 당시 풀린 시장 자금을 미국 중앙은행이 거둬들일 거란 얘기가 돌았고, 비트코인과 미국 기술주 시장 투자 심리가 침체된 바 있다. 현재는 미국 중앙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거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 헝다그룹
▲ 헝다그룹

가상화폐 시장 내 중국 자본 유출 우려 소멸
지난 2021년 헝다 그룹 관련 비트코인 약세는 가상화폐 시장 내 중국 영향력이 약화될 거란 전망에 기반했다. 중국 정부가 해당 시점 현지 비트코인 채굴 및 거래를 법적으로 금지한 가운데, 부동산 위기까지 겹침에 따라 가상화폐 시장을 주도하던 동력이 힘을 잃을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현재의 경우 지난 2021년과 정반대의 양상을 띠고 있다. 중국 내수 경제가 위기에 봉착함에 따라 현지 자본이 홍콩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으로 재차 유입되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주 중국인들이 현지 부동산 위기 등의 돌파구로 가상화폐 시장을 찾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월 25일 중국인들의 가상화폐 시장 참여가 암암리에 지속 중이라고 소개했다. 홍콩으로 자금을 우회하거나 해외 은행 계좌 개설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 중이란 설명이었다. 현지에서는 지하 가상화폐 시장도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홍콩 증권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추진 중이란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홍콩 매체에 따르면 현지 증권선물위원회(SFC)는 현재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신청을 받고 있으며, 현지 증권사 한 곳은 지난 1월 29일 신청서를 제출했다. 
 

▲ 로이터는 지난주 중국 자산시장에 타격을 입은 현지인들이 비트코인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사진=로이터)
▲ 로이터는 지난주 중국 자산시장에 타격을 입은 현지인들이 비트코인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사진=로이터)

업계에서는 홍콩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될 경우, 중국 자본 상당수가 유입될 거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21년 헝다 그룹 위기에 가상화폐 시장에서 자금이 빠졌다면, 현재는 재유입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테더의 헝다 기업어음 보유 의혹 해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가 준비금 일부를 헝다 그룹 회사채로 보유 중이란 업계 소문도 지난 2021년 9월 비트코인 약세를 부추겼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법정화폐 또는 금(金)과 같은 특정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로, 거래소에서는 자산 매입 용도로 쓰인다.
업계에서는 테더가 헝다 그룹의 기업어음을 준비금으로 보유 중이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테더가 보유한 기업어음 대다수가 중국 자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게 의혹의 골자였다. 지난 2021년 헝다 그룹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가운데 퍼진 테더 관련 소문은 비트코인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테더의 헝다 그룹 기업어음 보유와 관련해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인 배경에는 시장 건정성에 대한 염려가 있었다.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의 경우 미국 달러화와 항상 같은 가치를 유지해야 하는데, 만약 채무불이행에 빠진 중국 업체의 어음을 준비금으로 보유 중이라면 테더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가치에 변동이 생겨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9월 자사가 725억 달러(한화 약 96조 7,367억 원) 규모의 미국 국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사진=트위터/ 파올로 아르도이노)
▲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9월 자사가 725억 달러(한화 약 96조 7,367억 원) 규모의 미국 국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사진=트위터/ 파올로 아르도이노)

실제로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해 3월 미국에서 파산한 중소은행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Circle)의 준비금 일부가 묵여있다는 소식에 하락한 바 있다. 준비금이 묶였다는 소식에 서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보유 자산을 매도했고, 서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4시간 만에 68억 7천만 달러(한화 약 9조 1,412억 원)가 증발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금 보유 현황이 업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함에 따라 테더는 지난해 9월 보유 미국 국채를 725억 달러(한화 약 96조 4,685억 원)까지 늘렸다고 발표했다. 당시 테더는 자사가 보유 중인 미국 국채 수량이 스페인, 멕시코, 호주, 아립에미리트(UAE)보다도 많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채 외에는 귀금속, 비트코인, 담보대출이 테더 준비금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즉, 지난 2021년 헝다 그룹 디폴트 사태와 관련해 화제가 됐던 테더의 기업어음 보유 현황과 비트코인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도 어느 정도 해결된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행보 막바지
같은 기간 미국 중앙은행이 테이퍼링(Tapering)을 진행 중이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통화 긴축정책의 시작점으로 이어지는 테이퍼링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뜻하는 단어다. 헝다 그룹 채무불이행 직면 당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통화 완화 정책이 마무리되고 있었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은 가상화폐 시장을 포함해 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다. 당시 투자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이 이듬해인 지난 2022년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거란 관측이 나왔다. 시장 유동성이 흡수될 거란 비관론에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24년 1월 현재 미국 중앙은행 정책 전망에 대한 투자 시장 분위기는 당시와 사뭇 다르다. 미국 중앙은행이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지난 2022년부터 이어온 통화 긴축 정책을 끝낼 거란 게 시장 예상이다. 지난 2021년 헝다 디폴트 사태 땐 미국 통화 정책이 악재로 작용했다면, 현재는 호재에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은 현지시간으로 금일인 1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FOMC)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는 현지 기준금리 정책이 논의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이 이번달 현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거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와 관련한 시장 관심사는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시사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인 만큼 미국 중앙은행이 올해 현지 기준금리 정책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지에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 헝다 그룹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지난 2021년 9월부터 현재까지의 비트코인 시세 변화 추이(사진=업비트)
▲ 헝다 그룹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지난 2021년 9월부터 현재까지의 비트코인 시세 변화 추이(사진=업비트)

한편 비트코인은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지난 2021년 9월 5,352만 원의 월간 종가를 기록했다. 1월 30일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전일대비 0.50% 상승한 5,939만 원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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