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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급 완성도’ 전략시뮬레이션 RPG ‘유니콘 오버로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4.03.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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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앞둔 주인공이 부대를 모집한다. 동료들을 여러명 모아 파티를 구축한다. 적도 부대다. 부대와 부대가 만나 전투를 치른다. 경험치를 얻고 캐릭터가 레벨이 오른다. 그렇게 한 부대, 두 부대. 계속 새로운 동료를 얻고 더 강한 직업을 육성하면서 상대와 싸운다. 상성에 맞춰 상대를 공략해 나가면서 작전을 짠다. 특정 상황에는 특정 기술을 내는 식으로 부대를 운영하다보면 어느새 최종 보스가 기다린다.

이 같은 게임성은 과거에 유행하던 전략시뮬레이션형 RPG게임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게임이다. 여러 명 영웅들을 키우는 재미와, 상대를 파해하는 전투의 재미, 역할과 행동을 설정하면서 변화하는 결과물을 확인하는 재미 등은 언제나 즐겁다. 단지 모든 게임들이 유사한 면이 있고 차별화가 어려운 점은 이 장르 단점 중 하나다. 여기 이 장르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있다. 게임 개발 장인 기업 바닐라웨어와 아틀러스가 손잡고 신작 게임 ‘유니콘 오버로드’를 선보인다. 실로 오랜만에 등장하는 전략시뮬레이션RPG에 장인기업으로 유명한 바닐라웨어가 개발을 담당한 부분은 기대치를 끌어 올리기에 충분하다. 과연 바닐라웨어는 이번에는 또 어떤 마법을 부렸을까. ‘유니콘 오버로드’를 테스트 해 봤다. 

더 많은 동료, 더 많은 직업, 더 많은 적

‘유니콘 오버로드’는 역시 왕도물의 전형을 따른다. 모종의 사유로 일국이 습격당하며 최후까지 저항하던 왕비가 죽고 왕자가 살아남는다. 왕자는 근위대장과 함께 몸을 숨겨 신분을 숨긴채로 살아 간다. 고된 훈련 끝에 준비는 끝났다. 이제 부대를 일으켜 제국의 폭정에서 나라를 해방시키고, 왕자는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당연히 소꿉친구가 파티원이 돼 따라 나서며, 인근 국가의 잘생긴 왕자, 동네 마법사 등 캐릭터들이 아군으로 합류한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게임과 다름이 없다. 그런데, 인근 잘나가던 왕자가 또 있고, 인근 잘나가던 공주가 또 있다. 소꿉친구의 친구가 있고, 마녀의 친구가 있고, 마녀의 시종이 있고, 라이벌 국가의 근위 대장이 있고, 주변 마을을 장악했지만 알고 보면 심성좋은 도적이 있다. 시노비처럼 첩보를 담당하는 캐릭터가 있고, 길가다가 유적에서 연구하던 마법사가 있고, 석공을 하다가 전사가 된 녀석이 있고, 그 녀석의 언니가 있다. 그 언니를 따라다니는 추종자가 있고, 추종자의 친구가 있다. 모두 게임상에 실제 등장하는 캐릭터이며 동료다. 이는 초반 약 10시간 동안 유저가 만나게 되는 동료들이다. 각기 다른 직업과 전투 방식 스테이터스를 갖고 있는데 이들을 조합해 부대를 꾸려 나가야 한다. 

게임에는 수십명이 넘는 동료들이 튀어나오며, 심지어 용병까지도 부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때문에 말 그대로 군단을 조직해 상대와 싸워야 한다. 직업 역시 수십개가 넘어가는데 이를 조합해 더 나은 조합을 찾아야 한다. 당연히 적들도 조합을 갖추고 싸움을 걸며, 각 조합을 보면서 상대할만한 파티를 이끌고 항상 전투에 임해야 하는 방식이다. 

사랑과 우정사이

수십 명 캐릭터들이 각자의 사정을 안고 전투에 나서는 가운데, 각 캐릭터간 호감도 시스템이 작용한다. 주인공과 게임 속 캐릭터들간 관계 뿐만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와 다른 캐릭터사이에도 관계가 형성된다. 이를 올리기 위해서는 함께 싸우거나 퀘스트를 클리어하거나 부가 콘텐츠 등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수행하면 별도 대화 이벤트 등이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유저들의 니즈를 충분히 자극하는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 스포일러상 자세한 언급은 피한다. 기자가 플레이하는 환경에서는 현재까지 19금 요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때문에 게임은 부대를 육성하는 것 외에 서로의 친분을 고려해 편성해야 한다. 몇몇 캐릭터끼리 친밀도가 최대에 달한다면 이제 파티를 바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친밀도를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식이다. 이로 인해 단일 캐릭터 몇몇으로만 게임을 하던 환경을 타파할 수 있으며, 다회차로 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지루하지 않은 환경이 마련돼  있다. 

전략시뮬레이션의 묘미

이들과 함께 전투에 나서면 비교적 복잡한 수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단순히 설명하면 검은 방패에 약하고, 방패는 마법에 약하다. 마법은 활에 약하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는데, 말을 타는 녀석들이 튀어나오고, 하늘을 나는 녀석들이 튀어나온다. 덩치가 산만한 녀석들이 망치를 휘두르고, 상대 공격을 전문으로 회피하는 도적들이 나온다. 상대 공격을 전문적으로 받아치는 녀석들이 튀어나오고, 치료를 방해하는 녀석, 디버프를 걸어 플레이를 방해하는 녀석 등 온갖 직업들이 판을 친다. 이들을 보면서 파티를 짜고 맞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맵 상에서는 진군을 막기 위해 방책을 펴거나, 타워를 세워서 먼거리에서 때리는 녀석들이 견제를 한다. 퍼즐처럼 복잡한 조건들을 타파하고 상대방을 무찌른 다음 기지를 점령하면 승리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게임은 강력한 파티를 몇 개 육성한다음 돌려쓰면서 플레이하게 된다. 이 게임은 이를 막아 뒀다. 스태미너 개념이 있어 한 팀이 6번 움직이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쉬어 줘야 한다. 이로 인해 한두 부대로 모든 전투를 끝내는 일은 난도가 높다. 특히 '시간 제한'이 있어 특정 시간 안에 적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때문에 게임은 비교적 난도가 높은 설계다. 유저들의 심리를 잘 알고 고심을 해야 클리어할 수 있도록 게임을 설계해둬서 어느 순간 벽에 막히는 포인트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조합을 고민하고, 기술 순서를 고민하며, 스킬 시너지를 고민하고, 병종 상성을 고민해야 한다. 나아가 부대별로 공격하는 순서를 고민하고, 상호 시너지 등을 연구하는 등 파고들 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완벽한 클리어를 꿈꾼다면 책 한권은 써야 될것 같은 깊이가 게임에는 숨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 마다 다른 조합과 다른 플레이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가게 되는 게임으로 보인다. 

해법은 가위, 바위, 보

결국 이 게임도 쉽게 생각하면 어렵지 않다. 단지 방식은 조금 다르다. 흔히 생각하듯 단일 팀으로 가장 강력한 캐릭터들을 집어 넣으면 해결될 것 같지만 이 게임은 그렇지 않다. 병종 상성과 스킬 등이 좀 더 중요하므로 이를 연구해야 한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가위, 바위, 보다. 1번은 보병에 강한 조합, 2번은 기마병에 강한 조합, 3번은 마법사에 강한 조합 등으로 각기 역할을 배정하고 파티를 꾸리는 것이다.

상대 병종을 보고 1번 파티가 싸우도록 하거나, 2번 파티가 싸우도록 하는 설정을 반복하면 게임 클리어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행동 횟수 제한(스태미너)으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나오는데, 이를 수습해줄 탱킹 파티를 집어 넣고 그 사이 스태미너를 회복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엑스퍼트 난이도를 풀어 나갈 수 있었다. 아무도 쓰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들도 대부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점이 이 게임이 가진 매력포인트다. 

이 과정을 거쳐 전투를 승리한다면 게임상에서 자원들을 모으게 되고, 그 자원으로 마을을 육성하거나 포인트를 모아 군대를 확충하는 등 시스템이 점차 열리는 설계다. 이 외에 장비를 획득하거나, 능력치 영구 업그레이드 아이템을 활용하는 등 여러 성장 요소들이 게임상에는 들어 있다. 

전략시뮬레이션 장르 새생명 얻다

‘유니콘 오버로드’가 보여주는 게임성은 전략시뮬레이션RPG의 전형적인 모습과 닮아 있다. 기반 재미 역시 큰 차이는 없다. 단지 스케일면에서 현존하는 게임 중에서는 가장 크고 넓은 설정으로 깊이를 잡았다. 이로 인해 게임에는 즐길거리가 가득하며, 중독성넘치는 게임 플레이가 기다리고 있다. 한 번 플레이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이로 인해 게임은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계속해서 시슽템을 붙잡고, 캐릭터를 붙잡고 연구를 하는 이들에게는 그야 말로 명작 게임이 따로 없다. 이 이상가는 전략시뮬레이션RPG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반면, 스킬 세팅과 같은 요소들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면 이 게임은 반복형 게임처럼 보여 지루하고 답답하게 보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게임은 데모 버전을 출시해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구매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우선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보고 게임을 시작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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