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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가능성 분석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4.03.20 15:50
  • 수정 2024.03.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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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상화폐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 중 하나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hereum Spot Exchange-Traded Fund)다. 올 초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된 이후 시장 관심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심사 중인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로 옮겨가고 있다.
승인 심사를 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여부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의 경우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고 알린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최종 승인 여부와 관련해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현지 경제매체 소속 시장 분석가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가능성을 지난 1월 70%에서 35%까지 줄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2분기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의 오는 2분기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상품 신청서 접수 등이 승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얘기도 나온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최근 업계 소송에서 이더리움을 기관 관할 자산으로 특정하지 않은 점도 조명 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는 총 27개의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돼있다. 이중 7개는 현물 상장지수펀드며 나머지는 선물 상장지수펀드다. 지난달 기준 유럽과 캐나다 시장이 이끄는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는 약 57억 달러(한화 약 7조 6,340억 원)다.
 

▲ 이더리움
▲ 이더리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는 이더리움 가상화폐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현물 상장지수펀드다. 지난 2013년 출시된 이더리움 가상화폐는 업계에서 비트코인 다음으로 큰 시가총액을 지닌 자산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올해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미국에 출시됨에 따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월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는 총 10개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신청서가 제출된 상태다.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심사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시점은 오는 5월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5월 23일 가장 빨리 신청서가 제출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의 최종 심사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심사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미국 증권거래위원장은 최근 복수의 언론 매체를 통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가능성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예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ission, SEC)
▲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ission, SEC)

말 아끼는 미국 규제 당국
현재 개리 겐슬러 위원장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이 다섯 명으로 구성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고 표명 중이다. 다만, 그는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된 것을 다른 가상화폐와 연결 지어서는 안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개리 겐슬러 위원장의 과거 발언이 화제다. 그는 지난 2018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강의에서 이더리움이 충분히 분산됐다며 증권(Security)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이 증권 성격을 지녔다는 현재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관점이다.
개리 겐슬러 위원장의 과거 발언이 화제가 된 이유에는 이더리움이 증권 성격을 지녔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관할권에 놓여야 한다는 그의 최근 주장이 있다. 이더리움이 만약 증권으로 분류될 경우, 사실상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 발행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이 현물 상장지수펀드로 출시되는 것과 증권으로 분류되는 것은 감독 권한 측면에서 차이를 갖는다. 만약 현물 상장지수펀드로 출시될 경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투자 상품 자체만 규제할 수 있다. 그러나 증권으로 분류된다면 이더리움 자체가 감독 범주로 편입될 수 있다.
 

▲ 개리 겐슬러 위원장은 현재 증권거래위원회가 10개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신청서를 받은 상황이며, 승인 여부와 관련해 어떠한 것도 예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사진=야후파이낸스)
▲ 개리 겐슬러 위원장은 현재 증권거래위원회가 10개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신청서를 받은 상황이며, 승인 여부와 관련해 어떠한 것도 예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사진=야후파이낸스)

업계에선 비관론 짙어져
업계에서는 오는 5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에 대한 전망이 갈리고 있다. 당초 승인 가능성을 높게 봤던 전문가는 최근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최종 심사 기한이 가까워지고 있는 와중에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특별한 움직임을 안 보인다는 게 긍정적이지 않다는 시각이다.
미국 경제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의 시장 분석가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최종 심사 날짜가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예비 발행사에 어떠한 지침을 내리지 않은 게 긍정적인 흐름은 아니라며 출시 가능성을 70%에서 35%로 낮췄다.
현지 투자은행인 티디코웬(TD Cowen)은 오는 2025년 말 또는 2026년 초에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될 거라고 예상 중이다. 티디코웬은 개리 겐슬러 위원장이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은 미국 민주당 인사들과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근 시일 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허가하지 않을 거라고 부연했다.
다국적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도 오는 5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가능성을 50% 이하로 점치고 있다. 제이피모건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더리움을 기초자산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승인을 쉽게 내주지 않을 거라고 짚었다. 기관이 이더리움을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가 가능한 원자재 상품(Commodity)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 블룸버그 시장 분석가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가능성을 기존 70%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사진=트위터 에릭 발추나스)
▲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 블룸버그 시장 분석가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가능성을 기존 70%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사진=트위터 에릭 발추나스)

낙관론 근거는
반면, 영국계 다국적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d)는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낙관 중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현지시간으로 오는 5월 23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시장 분위기가 비(非) 승인이 우세한 건 사실이지만,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가 금년 2분기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증권 출시 신청을 받겠다고 발표한 것이 미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올해 초 코인베이스(Coinbase)와 바이낸스(Binance) 등 업계 주요 업체와의 소송에서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은 점도 거론됐다. 이더리움이 증권으로 구분되지 않은 이상, 원자재 상품을 기초로 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업계와의 소송을 방지하고자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허가할 거라고 예견 중이다. 업계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과정에서의 소송전을 판례로 삼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을 이끌어낼 거란 관측이다.
 

▲ 스탠다드차타드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가 오는 2분기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증권 출시 신청을 받겠다고 발표한 것이 미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사진=더블록/ 스탠다드차타드)
▲ 스탠다드차타드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가 오는 2분기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증권 출시 신청을 받겠다고 발표한 것이 미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사진=더블록/ 스탠다드차타드)

현재 글로벌 시장 규모는
선물과 현물을 포함한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유럽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시장 조사 업체인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 세계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는 약 57억 달러(한화 약 7조 6,340억 원)다.
현재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는 총 13개국에 출시돼있다. 국가별로 봤을 땐, 스웨덴, 캐나다, 스위스에 운용자산규모(AuM)이 가장 큰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가 순서대로 상장돼있다. 지난달 기준 유럽과 캐나다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81.45%와 16.64%다.
전 세계에는 총 27개의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7개의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는 20개의 현물과 7개의 선물로 나뉜다. 시장 크기는 선물 상장지수펀드가 더 크다. 지난달 기준 두 투자 상품 시장 크기는 순서대로 18억 달러(한화 약 2조 4,109억 원)와 39억 1천만 달러(한화 약 5조 2,370억 원)다. 
주목할 만한 점으로는 전 세계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보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Greyscale)이 운용하는 신탁 상품 규모가 더 크다는 게 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그레이스케일의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신탁(ETHE)’ 운용자산 규모는 67억 6천만 달러(한화 약 9조 536억 원)로, 전 세계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보다 18%가량 컸다.
 

▲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 세계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는 약 57억 달러(한화 약 7조 6,340억 원)며, 유럽과 캐나다 시장이 주도 중이다(사진=코인게코)
▲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 세계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는 약 57억 달러(한화 약 7조 6,340억 원)며, 유럽과 캐나다 시장이 주도 중이다(사진=코인게코)

한편 스탠다드차타드는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의 첫 12개월 예상 시장 규모를 150억 달러(20조 250억 원)에서 450억 달러(한화 약 60조 750억 원)로 봤다. 이더리움은 3월 20일 오후 현재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46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되며 높아진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이 이더리움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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