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이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서방 국가들이 경제 제재를 가하는 가운데 러시아 내 가상화폐 자금이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로 흘러가 해당 지역의 부동산을 매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의 아랍에미리트 현지 소식통은 두바이로 옮겨지는 러시아인들의 비트코인 자산 상당수가 스위스로부터 오고 있다고 전했다. 영세 중립국인 스위스가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대 러시아 금융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한 후 발생한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로이터의 소식통은 아랍에미리트로 옮겨지고 있는 가상화폐 자산의 단일 최소 규모가 20억 달러(한화 약 2조 5천억 원)였다고 말했다. 그중에는 6조 원 규모의 비트코인 12만 5천여 개에 대한 청산 요청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통은 자신이 받은 두바이 내 러시아인 소유의 비트코인 매도 요청만 지난 2주에 걸쳐 5회가 넘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비트코인 자금이 아랍에미리트로 옮겨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UAE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서방 국가들과 다른 견해를 보이는 것을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가 대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금 피난처로 주목받았다는 설명이었다.
두바이로 전송된 러시아인의 비트코인 자금은 매도를 통해 부동산을 구매하거나 다른 권할권의 걸프 지역으로 뿌려지고 있다고 짚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자금세탁방지금융대책기구(FATF)는 지난 3월 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를 감시단의 ‘회색 리스트’로 규정했다. ‘회색 리스트’는 요주의 국가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자금세탁방지금융대책기구는 아랍에미리트가 걸프만 인근의 불법적인 금융활동을 충분히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향게임스=유동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