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3월 22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시장을 통해 러시아의 자금 세탁을 도울 경우 공범자로 취급할 것으로 엄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가상화폐 관련 교환 및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겨냥해 해당 발언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중앙은행의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기업들의 경우 향후 내부 감사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가상화폐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유럽 인사 중 한 명이다. 해당 기관장은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유럽연합 회원국 의원들에게 러시아가 국제사회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의 가상화폐 규제 틀 승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산업 일각에서는 해당 자산이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충분한 시장 규모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경제제재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및 미국 등의 정부와 국제기관 등은 해당 시장의 익명성을 우려하며 불법적인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북한과 러시아 등을 디지털 자산 범죄의 고위험 국가로 지목하기도 했다. 조사업체는 2021년 랜섬웨어 수익 중 약 74%인 4억 달러(한화 약 4천 848억 원) 이상의 가상화폐가 러시아와 연관된 랜섬웨어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지난 3월 21일 기준 러시아 루블화의 시총보다 16.6%가량 큰 것으로 드러났다. 루블화는 지난 1월 11일 비트코인 대비 3% 큰 시가총액을 갖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 화폐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두 자산 간의 변동이 발생했다.
[경향게임스=유동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