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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550명에게 직접 물었다] “가상화폐를 아십니까?”

응답자 81%, “가상화폐 알고 있다” … 설문 답변자 22%, “투자 진행 중”
투자자 67%, “추가 매수 긍정적” … 비(非) 투자자 70%, “투자계획 없어”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2.05.13 22:29
  • 수정 2022.05.1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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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7일까지 2주에 걸쳐 서울 시내에서 550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을 조사 설문을 진행했다. 가상화폐 인식 조사 답변은 강남구, 동대문구, 마포구, 서초구, 성북구, 종로구에서 길거리 대면 질문을 통해 받았다. 참여자는 무작위로 선정했다.

질문으로 가상화폐를 아는지와 투자를 직접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응답자의 답변에 따라 향후 시장 참여 가능성 또는 추가 매수 여부를 확인했다. 10대 참여자의 경우 민법상 성년이 된 후 가상화폐 투자 의사를 파악했다. 답변은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각 연령층에 맞춰 취합했고 남녀 성별을 구분해 집계했다.

서울시민 550명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인식’ 관련 조사 결과 설문 참여 인원의 80.94%가 가상화폐를 안다고 답했다. 가상화폐를 ‘안다’의 기준은 가상화폐를 투자 상품으로 보는 여부로 판단했다. 가상화폐를 알고 있다고 대답한 남성 비율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6.5%가량 많았다. 여성의 경우 네 명 중 세 명이 가상화폐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질문을 나이별로 구분했을 때 40대 여성이 가장 높은 비율로 ‘가상화폐를 안다’고 답했다. 40대 여성의 경우 응답자 전원이 가상화폐를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10대 남성은 40대 여성을 이어 두 번째로 가상화폐를 많이 알고 있는 연령층으로 조사됐다. 10대 답변자 중 적지 않은 인원이 부모님이 투자를 하기 때문에 알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FLICKR
사진=FLICKR

60대 남성은 가상화폐를 가장 적게 아는 연령대로 조사됐다. 해당 연령층의 한 응답자의 경우 설문조사 당시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가상화폐는 무슨 가상화폐냐”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40대 여성, 가장 많은 ‘투자’ 참여
설문 참여자 중 22.36%는 ‘가상화폐’ 투자자로서 시장에 참여 중이었다. 남녀로 구분했을 때 남성 답변자의 네 명 중 한 명은 가상화폐 투자자로 밝혀졌다. 여성의 경우 15.83%가 본인을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라고 소개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를 연령별로 구분했을 때 시장 참여가 가장 활발한 연령층은 40대 여성이었다. 30대 남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논현역 부근에서 만난 한 답변자는 자신의 투자 현황을 보여주며 “가상화폐 시장 참여를 시작한 후 일에 몰두할 수 없게 됐다”며 “투자 결과도 좋지 않으며 일도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 설문 참여자 중 가상화폐를 안다고 답변자는 전체의 80.94%를 차지했다(사진=경향게임스)
▲ 설문 참여자 중 가상화폐를 안다고 답변자는 전체의 80.94%를 차지했다(사진=경향게임스)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 여부 질문에서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코밍아웃’이었다. ‘코밍아웃’은 가상화폐 투자 사실을 남에게 드러내는 행위를 의미한다. 여러 명으로 구성된 집단 응답자 중에선 참여자들끼리 서로 시장 참여 여부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한 예로 반포 한강공원에서 만난 20대 여성 응답자 한 명이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 중이라고 밝히자 주변 지인이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응답자는 “대학에서 경제학 수업을 들은 이후 가상화폐 투자를 결정했다”며 “여태까지 친구들이 투자 사실을 몰랐는데 이번 설문을 통해 ‘코밍아웃’하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60대의 답변자의 일부는 자신을 가상화폐 시장 직접 투자자가 아닌 채굴자라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가상화폐 거래의 경우 변동성 등의 우려가 있으나 채굴의 경우, 직접 투자가 아닌 안정적인 획득(채굴에 필요한 비용과 전기세 등을 제외한다면)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 40대 여성은 응답자 전원이 가상화폐를 안다고 답변했다(사진=경향게임스)
▲ 40대 여성은 응답자 전원이 가상화폐를 안다고 답변했다(사진=경향게임스)

10대 설문 참여자 중 소수는 현재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가상화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투자하지 않는 연령층은 10대 여성과 30대 여성, 10대 남성 순으로 나타났다.

30대 남성 “가상화폐 시장은 마지막 계층 사다리”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에게는 향후 추가 매수 의향을 추가적으로 질문했다. 응답자의 67.48%는 향후 가상화폐 보유 비율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자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가상화폐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견과 현재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평균 매수가를 낮추기 위해 추가 매입을 고려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 설문 참여자 550명 중 123명은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다(사진=경향게임스)
▲ 설문 참여자 550명 중 123명은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다(사진=경향게임스)

30대 남성의 경우 가상화폐 시장을 현시대의 마지막 계층 이동 사다리로 보는 인식이 많았다. 한 30대 남성 답변자는 “결혼도 하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선 집이 있어야 하는데 월급만 모아 산다는 게 불가능한 것이 현실 아니냐”라며 “가상화폐 시장을 마지막으로 남은 부의 축적 경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40대와 50대 설문 참여자의 경우 절대적인 답변 수는 적었으나 추가 매수 의향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연령층에서는 운용 중인 전체 투자금의 일부만 가상화폐 시장에 투하하고 있으며 보유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것이라는 의견을 다수 보였다.
60대 여성 참여자들에서는 배우자를 따라 시장에 참여했다가 투자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는 답변을 보이기도 했다.
 

▲ 연령 및 성별로 분류한 가상화폐 투자자 분포(사진=경향게임스)
▲ 연령 및 성별로 분류한 가상화폐 투자자 분포(사진=경향게임스)

반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네 명 중 한 명은 향후 추가 매수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가상화폐 시장의 활황으로 투자를 시작했지만 원하지 않는 결과를 맞이했다는 견해가 대부분이었다. 향후 가상화폐를 추가적으로 매수할지 모르겠다고 응답한 답변자의 대부분은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4050 세대, “차라리 주식시장 참여” 의사
비(非)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는 향후 시장 참여 의향을 물었다. 조사 결과 답변자 열 명 중 일곱 명은 앞으로도 가상화폐 시장 참여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과 변동성 및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경복궁 앞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가상화폐 시장 공부를 했으나 등락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해당 시장이 증시만큼 성숙할 경우 재투자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 현재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 열 명 중 일곱 명은 향후 보유 비중을 늘리겠다고 답했다(사진=경향게임스)

또 다른 60대 남성 응답자는 “가치가 있다면 돈을 주고 사더라도 아직까진 앞날을 모르지 않냐”며 “현재 상황에서는 공짜로 주면 가져도 돈 주고는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탑골공원에서 만난 70대 남성 답변자는 “가상화폐를 통해 돈 번 사람이야 있겠지만 이미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에 참여하기엔 본인의 나이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40대 이상 설문 참여자의 대다수는 가상화폐보다 주식 거래를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주식 시장의 경우 참여 경력이 많으며 자신에게 친숙한 방법을 통해 투자를 하겠다는 생각이 주를 이뤘다.
반면 향후 시장 참여 의향이 있다고 답한 답변자의 대부분은 호기심 또는 경험을 위해 투자를 해보겠다고 의견이 많았다.
한 10대 남성 설문 참여자의 경우 “부모님이 집에서 가상화폐 시장 참여하는 것을 직접 보고 있다”며 “자신도 성인이 된 후에는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답변자는 재미와 경험상 한 번 정도는 투자를 고려하고 답변을 보이기도 했다.
 

▲ 추가 매수 진행과 관련한 이유로는 손실률 회복과 장기적 투자가 있었다(사진=경향게임스)
▲ 추가 매수 진행과 관련한 이유로는 손실률 회복과 장기적 투자가 있었다(사진=경향게임스)

종로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 모두 참여하지 않는다”며 “가상화폐나 주식이나 크게 다를 거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투자 여부를 아직 모르겠다고 선택한 응답자들의 대부분은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10대 응답자, 가상화폐란 ‘어른들의 세계’
서울 시내 가상화폐 인식을 조사하며 흥미로웠던 점으로는 10대들의 향후 투자 의사와 60대 이상 답변자들의 채굴을 통한 시장 참여 방법이 있었다.
10대의 경우 가상화폐 시장 참여를 ‘어른들의 세계’로 인식했다. 그들의 시선에서 가장 가까운 투자자로 부모님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나온 결론이었다. 뉴스 등의 매체에서 가상화폐를 사회적 이슈로 다루는 영향력도 한몫을 더했다.
 

▲ 비(非) 가상화폐 투자자 70%는 앞으로도 시장 참여를 안 할 것으로 조사됐다(사진=경향게임스)
▲ 비(非) 가상화폐 투자자 70%는 앞으로도 시장 참여를 안 할 것으로 조사됐다(사진=경향게임스)

60대 이상 답변자의 경우 투자 위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채굴을 선택했다는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채굴에 사용되는 가상화폐를 결정하는 과정은 정보 분석보다 지인들의 추천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가상화폐 남성 투자자들의 경우 시대의 그늘이 가장 깊게 드리운 인구층이었다. 상당수의 30대 남성 시장 참여자들은 현실 도피 수단의 한 종류로 가상화폐를 선택했다. 경험을 위해 가상화폐에 투자 해보겠다는 대부분의 20대 답변자들과 반대 양상을 띄웠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여성 참여자들의 경우 젊은 세대보다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인구가 가상화폐 시장 참여에 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 대부분은 짧은 기간에 걸쳐 매매하기보단 긴 시간 동안의 축적을 통해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 10대 남성 응답자는 향후 시장 참여 의사가 가장 높은 연령군이었다(사진=경향게임스)
▲ 10대 남성 응답자는 향후 시장 참여 의사가 가장 높은 연령군이었다(사진=경향게임스)

가상화폐 투자, 아직까지는 ....
가상화폐 인식과 투자자 현황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참여자의 대부분이 해당 자산을 알고 있지만, 직접적인 투자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거로 나타났다. 
전체 답변자의 다섯 명 중 네 명은 아직까지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중 70%는 가상화폐 시세 변동성을 주된 이유로 투자를 주저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보 부족도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특히 중장년층 응답자의 경우 주식시장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가상화폐가 신흥 자산시장이라는 점에서 실재성과 관련해 부정적인 인식이 앞서 보였다. 
성별로 구분했을 때 남성보단 여성이 더딘 시장참여율을 드러냈다. 그러나 투자 의향 및 추가 매수와 관련해선 두 비교군 모두 균등한 수치로 집계되기도 했다.
연령대별로는 10대 남성 답변자들이 가장 높은 시장 참여 의사를 밝혔다. 40대 여성은 가장 낮은 가상화폐 투자 의향을 가진 연령집단이었다.
 

▲ 20대는 해당 설문에 가장 많이 참여한 연령 집단이었다(사진=경향게임스)
▲ 20대는 해당 설문에 가장 많이 참여한 연령 집단이었다(사진=경향게임스)

이번 설문 내용을 종합했을 때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지만 미성년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남에 따라 개선될 전망이다. 미성년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에 따른 가상화폐 시장 인식 개선은 투자자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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