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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 리서치센터, 비트코인·이더리움의 탈중앙화 동향 및 증권성 관계 분석 보고서 발간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3.07.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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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가 올해 상반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탈중앙화 경향 및 탈중앙화와 가상자산의 증권성 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코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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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 리서치센터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인 나카모토 계수*와 지니 계수*를 활용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5개의 하위 시스템인 ▲마이닝(mining) ▲클라이언트(client) ▲개발자(developer) ▲노드(node) ▲자산 보유(ownership) 측면에서 각 지수의 변화 추이를 분석했다. 참고로 탈중앙화가 개선됐을 때는 나카모토 계수는 상승하고 지니 계수는 하락한다.
우선 비트코인은 자산 보유 항목에서 탈중앙화가 개선됐다. 비트코인이 상위 참여자들만 보유한 가상자산이 아니라는 의미다. 반면 개발자와 노드에서는 비트코인의 탈중앙화는 후퇴됐다. 이에 대해 코빗 리서치센터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개발자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커밋(commit)*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봤다. 핵심 개발자의 커밋 개수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비핵심 개발자들의 커밋은 감소함으로써 결국 전체 개발자 커밋 분포가 이전보다 상위 개발자에게 밀집됐기 때문에 개발자의 분산화 정도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비트코인 오디널스 프로토콜이 새롭게 출시됐다. 오디널스는 사용자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최소 단위(사토시: satoshi)에 일련번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유사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따라서 새로운 개발자 유입과 노드 증가로 비트코인의 탈중앙화 개선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실제로는 이와 반대였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 트렌드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추가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자산 보유의 탈중앙화는 오디널스와는 무관하며 상반기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라 장기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 일부에서 손바뀜이 일어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더리움은 마이닝(주요 노드 운영 주체의 점유율)과 개발자 측면에서 탈중앙화가 개선됐고 자산 보유 분야에서는 후퇴됐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지난 4월 이더리움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위해 투입된 개발자가 많아졌고 업그레이드 완료 후 이더리움의 인출도 늘었으나 이더리움을 많이 보유한 지갑 주소보다는 그렇지 못한 곳에서 잔액 변동이 컸기 때문에 자산 보유 측면에서는 오히려 중앙화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했다.
 

가상자산의 증권성 관련 SEC 의장 간 입장 차이(사진=코빗)
가상자산의 증권성 관련 SEC 의장 간 입장 차이(사진=코빗)

한편 코빗 리서치센터는 2018년 당시 탈중앙화와 가상자산의 증권성 관련성을 처음으로 제안했던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기업금융국장인 윌리엄 힌먼의 연설을 분석하며 향후 미국 사법부가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힌먼 연설에서는 하위 테스트(Howey Test)*를 활용해 가상자산의 증권성을 판단하며 일반적으로 가상자산 네트워크가 충분히 탈중앙화돼 노력을 제공하는 제삼자가 식별되기 어려울 때는 증권으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이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힌먼 연설이 오히려 가상자산업계의 규제 불확실성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계약 관계 자체가 아닌 계약에 쓰인 가치 교환 매개 수단을 증권성 판단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특히 힌먼 연설은 2021년 개리 겐슬러의 SEC 의장 취임 이후 SEC가 미국 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를 미등록 증권거래소로 규정해 기소하고 13개의 가상자산을 증권이라고 주장함에 있어서 주요 근거로 사용됐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사법부는 증권성 관련 소송에서 자금 조달을 위한 자산 매각 행위를 투자 계약으로 판결했고 투자 계약에 쓰인 비금융 자산 자체를 투자 계약으로 판단한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지금까지 미국 법원은 게리 겐슬러 의장의 생각과는 다른 결론을 이끌어냈다며 리플 소송으로 대표되는 현재 진행 중인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SEC와 리플랩스(리플 발행사) 중 누가 승소할 것인가가 아닌 리플(XRP) 자체를 증권으로 판단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판결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법원은 리플랩스의 자금 조달 행위에만 국한해 증권이라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모든 블록체인은 최초 출시될 때는 중앙화된 형태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노드 운영자가 늘어나며 탈중앙화 네트워크로 성장한다”며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탈중앙화 수준은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행위가 투자 계약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투자 가치 판단에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지속적인 탈중앙화 측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나카모토 계수: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51% 이상을 제어하기 위해 최소로 필요한 참여자의 수
* 지니 계수: 전통 경제학에서 소득 분배의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수. 지니 계수를 블록체인에 적용하면 완전한 탈중앙화 상태는 0이고 완전한 중앙화는 1의 값을 가짐.
* 커밋(commit): 개발자들이 특정 기간 중 어떤 개발을 했다는 표시를 의미하는 수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개발자의 참여도를 알 수 있는 데이터임
* 하위 테스트(Howey Test): 1946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오렌지 농장을 운영하던 하위 컴퍼니(Howey Company)가 투자 계약 이슈로 증권거래법 준수 여부 관련해 SEC와 진행한 소송에서 미국 대법원이 판결 시 적용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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