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Binance) 가상화폐 거래소가 자금세탁방지 규정 위반 혐의로 미국 법무부에 43억 달러(한화 약 5조 6,029억 원)의 벌금을 납부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30억 원) 이상의 자금이 거래소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23일 오전을 기준으로 최근 24시간 동안 바이낸스에서는 10억 140만 달러(한화 약 1조 3,043억 원)가 유출됐다.
바이낸스에서의 자금 유출은 미국 규제 당국의 압박과 관련해 거래소의 존폐를 우려한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 바이낸스에 남아있는 자금이 687억 달러(한화 약 89조 4,817억 원)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대규모 자금 이탈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낸스에서 빠진 자금은 오케이엑스(OKX), 바이비트(Bybit), 크립토닷컴(CryptoCom), 쿠코인(Kucoin) 등으로 흩어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4시간 동안 네 거래소에는 각각 2,389만 달러(한화 약 311억 원), 5,020만 달러(한화 약 654억 원), 5,442만 달러(한화 약 709억 원), 4,836만 달러(한화 약 630억 원)가 유입됐다.
바이낸스 거래소가 발행한 바이낸스코인의 경우 벌금 납부 계획 발표 이후 한차례 크게 하락한 후 횡보 중이다. 빗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지난 11월 22일 36만 4,600원의 고가를 기록한 바이낸스코인은 23일 오전 현재 31만 5,600원을 기록 중이다.
선물 시장에서는 매수(롱)이 근소하게 우세하다. 금일 오전을 기준으로 최근 24시간 바이낸스코인 선물 시장 참여자의 50.53%는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매도(숏) 포지션 보유자는 49.47%로 집계된다.
한편 시장 분석 플랫폼인 카이코(Kaiko)는 최근 24시간 동안 바이낸스에서 빠진 자본이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민사 기소와 관련해 유출된 자금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연방법원에 바이낸스와 자오 창펑(Zhao Changpeng) 최고경영자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증권거래위원회의 기소 이후 바이낸스의 미국 법인사인 바이낸스유에스(BinanceUS)에서는 일주일 만에 유동성이 78% 감소하기도 했다. 바이낸스유에스 유동성 감소의 원인은 알트코인 시장 침체에 있었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화폐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