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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 이어지는 비트코인 시장, 향후 전망 분석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4.01.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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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이후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이 약 170% 올랐으나,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후 20%가량 하락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격언이 힘을 얻고 있다.
 

▲ 사진=devastation
▲ 사진=devastation

최근 비트코인 시세 하락은 미국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Greyscale)이 제공하던 비트코인 신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전 시장 불확실성을 안고 비트코인 신탁을 싸게 구매한 기관 투자자들이 현재 매도세를 주도하고 있단 분석이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비트코인 채굴자의 자산 매도와 마운트곡스(MT.GOX) 거래소 상환 소식이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비트코인 채굴자는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을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운트곡스 거래소는 10년 전 해킹당한 비트코인 14만여 개를 연내 채권자에게 배상할 계획이다.
외부적으로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시장 관심이 인공지능(AI) 분야로 이동한 게 눈길을 끈다. 대만의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티에스엠씨(TSMC)가 연 매출 20% 상승 관측을 내놓음에 따라 스포트라이트가 관련 종목인 엔비디아(Nvidia)로 쏠렸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산업 대장으로 평가되는 업체다.
한편 가상화폐 시장 회복세를 위해선 비트코인 도입 활성화가 필요해 보인다. 비트코인의 경우 기업과는 다르게 자체적으로 실적을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시장의 활발한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선 홍콩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허용해 중국 자본을 끌어들일 거란 장밋빛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 비트코인
▲ 비트코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시장 주요 하락 원인
현재 시장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 매도 물량을 비트코인 시세 주요 하락 원인으로 거론 중이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은 미국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이 기관 투자자를 대신해 비트코인을 매수해 주던 투자 상품이다. 현재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로 전환됐다.
현물 상장지수펀드로 전환 후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에서는 지난 1월 11일부터 거래 8일 동안 39억 6,300만 달러(한화 약 5조 3,076억 원)의 물량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매도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비트코인 현물과의 괴리율 해소가 있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은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전 시장에서 비트코인보다 저렴하게 판매됐다.
원칙적으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한 주는 비트코인 한 개와 가격이 같다. 하지만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발행사인 그레이스케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소송 중이었으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여부가 불투명했기에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은 시장에서 비트코인보다 싸게 거래됐다. 
현재 다수의 기관이 차익실현 등의 이유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판매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2년 파산한 에프티엑스(FTX) 거래소는 최근 부채 조달을 위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400억 원) 상당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을 매각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매도세를 상쇄할 시장 수요가 형성되지 않은 모습이다. 그렇기에 비트코인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시점부터 금일까지의 비트코인 시세 변화 추이(사진=업비트)
▲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시점부터 금일까지의 비트코인 시세 변화 추이(사진=업비트)

‘채굴자·마운트곡스’도 비트코인 약세 거들어
최근 비트코인 가격 약세를 유도했을 만한 부가적인 시장 내부 요소로는 ‘채굴자 매도’와 ‘마운트곡스 채권자 상환’이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인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지난 1월 17일 총 1만 9백 개의 비트코인이 채굴자 가상화폐 지갑에서 거래소로 옮겨졌다. 크립토퀀트는 채굴자들이 업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대규모 비트코인을 매도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장기적인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해석이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생산 비용이 오는 4월 반감기 이후 개당 3만 8천 달러(한화 약 5,089만 원) 선으로 책정될 거라는 점에서 채굴자들이 해당 가격 이하에서 비트코인을 내다팔지 않을 거란 분석도 제기됐다. 반감기는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 수량과 매 10분마다 나오는 채굴 보상 수수료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뜻한다.
10년 전 고객 비트코인을 탈취당한 일본의 마운트곡스 거래소가 지난 1월 23일 채권자 보상을 위해 고객 정보를 묻는 이메일을 발송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메일에서 마운트곡스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로 채권자 자산을 상환하기 위해 거래소 계정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마운트곡스가 채권자들에게 상환할 자금은 총 14만 2천 개의 비트코인, 14만 3천 개의 비트코인 캐시, 690억 엔(한화 약 5,997억 원)로 파악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마운트곡스 파산 신청 시점부터 90배 가량 올랐다. 시세 상승률을 봤을 때, 일각에서는 마운트곡스 배상 이후 해킹 피해자들이 대규모로 비트코인을 매도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중이다.
 

▲ 마운트곡스가 비트코인 및 비트코인캐시 상환을 위해 채권자에게 보낸 이메일 일부(사진=레딧/ erlichisapig)
▲ 마운트곡스가 비트코인 및 비트코인캐시 상환을 위해 채권자에게 보낸 이메일 일부(사진=레딧/ erlichisapig)

‘인공지능’으로 옮겨간 투자 업계 관심
시장 외적으로는 투자 업계의 관심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에서 인공지능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미국 증권시장 내 주요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금일까지 사흘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Nasdaq) 지수도 신고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최근 미국 증권시장 상승세는 대만의 반도체 업체인 TSMC가 이끌었다. TSMC는 지난 1월 18일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자사의 순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13%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도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업체는 이날 올해 매출이 인공지능 부문 호조로 20% 늘어날 거라고 예측했다.
TSMC 실적은 미국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NVIDIA)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엔비디아 제품을 TSMC가 제작하기 때문이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엔비디아 주가 상승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까지 견인했고, 투자 업계 관심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에서 인공지능으로 돌렸다.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프로’가 미국 사전 판매에서 사흘 만에 18만 대가량 팔린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비전프로’ 판매 호조에 시장 관심은 다시 한번 미국 기술주로 꽂혔다. 현시점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투자 업계 관심은 엔비디아와 애플 등 미국 기술주로 흡수된 분위기다.
 

▲ 지난 1월 3일부터 금일까지의 엔비디아 주가 흐름 추이(사진=야후파이낸스)
▲ 지난 1월 3일부터 금일까지의 엔비디아 주가 흐름 추이(사진=야후파이낸스)

기대해 볼 만한 시장 호재는
글로벌 시장 내 비트코인 도입은 미국 기술주로 옮겨간 관심을 가상화폐 업계로 돌리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도 주요 소식으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의 경우 아직 심사 기한이 많이 남았으며, 승인 가능성도 다소 불투명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홍콩 증권시장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3월 전 출시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현재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발행 신청을 받고 있으며, 자산운용사 한 곳은 설 연휴 전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홍콩에서는 최대 10개의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할 거란 얘기가 들린다. 
일각에서는 홍콩 규제 당국이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허용할 시, 중국 자본이 투입돼 미국과의 경쟁 분위기가 조성될 거란 기대도 조성되고 있다. 비트멕스(BitMEX)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자 아서 헤이스(Authur Hayes)는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비트코인에 긍정적일 거라고 전망했다.
오는 4월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도 시장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만, 이번 반감기는 네 번째 반감기라는 점에서 다소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미국 중앙은행의 현지 기준금리 인하도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시세 상승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다국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6월로 예상 중이다.
 

▲ 홍콩이코노믹저널(HKEJ)은 현지 증권선물위원회(SFC)가 현재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발행 신청을 받고 있으며, 현지 자산운용사인 벤처스마트파이낸셜(VSFG)은 설 연휴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사진=홍콩이코노믹저널)
▲ 홍콩이코노믹저널(HKEJ)은 현지 증권선물위원회(SFC)가 현재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발행 신청을 받고 있으며, 현지 자산운용사인 벤처스마트파이낸셜(VSFG)은 설 연휴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사진=홍콩이코노믹저널)

비트코인 시세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 안팎 추이 개선으로 분위기 개선에 성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현시점 비트코인 시장 참여가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인지 ‘공포에 매수하는 것’일지는 향후 글로벌 채택과 시장 자금 유입 등을 통해 지켜봐야 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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