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지난 7월 20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의 75%를 지난 분기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2분기 말 기준 비트코인 구매액의 약 75%를 법정통화로 전환했다”라며 “비트코인 매각을 통해 대차대조표에 9억 3,600만 달러(한화 약 1조 2,280억 원)의 현금을 추가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을 기준으로 테슬라가 4만 3천 개에 가까운 비트코인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분기 동안 매각한 개수는 3만 2,250개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테슬라가 지난 1분기 제출한 공시 상 3월 31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보유했던 비트코인의 현금 공정가치는 24억 8천만 달러(한화 약 3조 2,537억 원)였다.
당시 테슬라는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은 투자 가능한 장기적인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현금의 유동적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는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어떠한 자산이건 우리 업체가 법정화폐 기반 계좌를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장 환경 및 상황에 따라 디지털 자산의 보유량을 늘리거나 조절할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비트코인 매각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내놓았던 의견과 상반되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지난 3월 14일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보유 중인 가상화폐를 판매할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당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인플레이션이 높을 경우 현금보다 더 좋은 상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회사의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것이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낫다”라며 “나는 여전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및 도지코인을 소유하고 있으며 팔지 않을 계획이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가 개인적으로 얼마나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4월 자체 태양열 전기 기술을 이용한 비트코인 시범 채굴장을 결제 기업인 블록(Block)과 블록체인 개발업체인 블록스트림(Blockstream)과 함께 건설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태양열 전기 기술 채굴장의 건설지로는 미국 텍사스주가 지목됐다.
당시 애덤 백(Adam Back) 블록스트림의 최고경영자는 세 업체의 비트코인 시범 채굴장이 태양열 기반 시스템 구축 후 풍력 전기를 사용할 예정이라는 계획도 소개했다. 미래 경제 성장까지 가능한 탄소 제로 방식의 비트코인 채굴 방식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