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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 첫해 성적표는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2.09.0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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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한 엘살바도르의 첫해 성적표가 57.28% 손실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난해 9월 7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엘살바도르의 수도인 산살바도르(사진=wikipedia)
엘살바도르의 수도인 산살바도르(사진=wikipedia)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현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인 나입트래커(NayibTracker)에 따르면 채택 이후 일 년에 걸쳐 매입한 비트코인은 총 2,381개며 전체 매수가는 1억 715만 달러(한화 약 1,480억 4,573만 원) 규모로 드러났다.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난 일 년간 총 11회에 걸쳐 비트코인을 구매했으며 현재의 가치는 4,578만 달러(한화 약 632억 3,780만 원)로 파악됐다. 열한 번의 비트코인 매수를 개별로 확인했을 때 가장 최근인 지난 7월의 매입을 제외하곤 모두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법정화폐 지정 이후 엘살바도르 정부 비트코인 투자 현황(사진=NayibTracker)
법정화폐 지정 이후 엘살바도르 정부 비트코인 투자 현황(사진=NayibTracker)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투자는 처음부터 손실을 본 건 아니다. 
현지 정부는 지난해 10월 비트코인 투자를 통한 수익금으로 국가 운영 동물 병원인 치보페츠(ChivoPets)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치보페츠에 설립에 당시 환율로 48억 원에 상응하는 4백만 달러를 투하하겠다는 게 나입 부켈레 대통령의 계획이었다. 
비트코인 법정화폐 지정은 엘살바도르 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현지 매체인 엘살바도르 인 잉글리시(El Salvador in English)는 지난 2월 해당 국가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이후 관광산업이 30% 성장했다고 밝혔다.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립 비트코인 기반 동물 병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사진=트위터/ 나입 부켈레)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립 비트코인 기반 동물 병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사진=트위터/ 나입 부켈레)

이후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난 3월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805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 채권 발행도 준비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및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겹침에 따라 출시 시기를 연기한 상태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채권의 예상 금리는 6.5%였다,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로 지정됐으나 현지에서는 달러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엘살바도르의 교육기관인 프란시스코 가비디아 대학교(Francisco Gavidia University)의 연구팀은 지난 5월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의 62.3%가 비트코인보다 달러를 선호하고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달러 현금 선호 현상은 자산의 신뢰성을 기반했다.
 

프란시스코 가비디아 대학교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지정 관련 질문(사진=프란시스코 가비디아 대학교 연구진)
프란시스코 가비디아 대학교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지정 관련 질문(사진=프란시스코 가비디아 대학교 연구진)

현지인들의 비트코인 비선호 현상은 디지털자산 지갑 사용률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했다.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지난 4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엘살바도르 국민이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지갑보다 현금을 우선적으로 믿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정부 발행 비트코인 지갑인 치보(Chivo)의 사용률도 저조한 결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미경제연구소가 지난 2월 중남미 지역 여론조사 기관인 시드 갤럽(CID Gaillup)과 함께 현지인 1,800명을 대상으로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치보 지갑 이용률은 최초 발행 대비 20% 수준이었다.
 

엘살바도르 상공회의소는 보고서를 통해 현지기업 13.9%가 비트코인을 통한 사업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사진=첫 번째 기업 조사 2022(Primer Sondeo Empresarial 2022))
엘살바도르 상공회의소는 보고서를 통해 현지기업 13.9%가 비트코인을 통한 사업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사진=첫 번째 기업 조사 2022(Primer Sondeo Empresarial 2022))

한편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엘살바도르 현지 기업의 13.9%는 비트코인을 통해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살바도르 상공회의소는 시장 보고서인 ‘첫 번째 기업 조사 2022(Primer Sondeo Empresarial 2022)’를 통해 설문에 참여한 전체 기업의 3.9%가 비트코인 도입이 판매 호실적에 도움을 줬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반면 91.7%는 비트코인 도입이 사업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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