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채권’ 발행의 초석을 다지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1월 23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 채권’을 출시하기 위해 의회에 승인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채권’ 출시를 위해 현지 입법부에 ‘디지털자산 발행법’이라는 이름의 법안 초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 초안 제출은 지난 11월 17일(현지시간) 이뤄졌다.
현지 ‘비트코인 채권’ 출시 법안은 현지 재무부에 의해 상정됐다. 나입 부켈레(Nayib Bukele)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현지 해안가에 비트코인 특구 건설을 위해 ‘비트코인 채권’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한 지 일 년 만의 일이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채권’을 통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386억 원)를 모금해 현지 비트코인 테마 도시 건설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채권 이익의 50%를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하고 나머지 수익금은 채굴 활동을 위한 화산 지열에너지 발전소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엘살바도르 당국은 당초 ‘비트코인 채권’을 지난 3월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국제 정세 상황으로 인해 ‘비트코인 채권’ 출시 계획이 늦춰졌다.
알레한드로 젤라야(Alejandro Zelaya) 엘살바도르 재무부 장관의 지난 3월 인터뷰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권’은 10년 만기물로 예상 금리의 경우 6.5%로 책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정부의 ‘비트코인 채권’ 출시와 관련해 ‘비트코인 전도사’라는 별명의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이사회 의장은 지난 3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전통 시장이 아직까지 비트코인 기반 채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마이클 세일러 의장의 의견이었다. 그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발행을 준비 중인 ‘비트코인 채권’이 국가 채무 증권이라는 점에서 신용도에 대한 위험이 산재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마이클 세일러 의장은 “엘살바도르의 채권 발행은 비트코인 시세의 변동성 여부를 떠나서 국가적 사업이라는 점에서 위험성이 커 보인다”라며 “뉴욕과 같은 도시들이 비트코인을 채무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뉴욕의 경우 20억 달러(한화 약 2조 4천억 원)의 부채를 발행하고 해당 금액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란 게 마이클 세일러 의장의 견해였다.

한편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인 세인트키츠 네비스 연방은 이달 중순 비트코인캐시 가상화폐를 법정화폐로 도입을 내년 중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세인트키츠 네비스 연방과 엘살바도르 외에 가상화폐를 법정화폐로 채택한 국가로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