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가상화폐 시장 내 총 751건의 보안 사건으로 18억 4천만 달러(한화 약 2조 4,426억 원) 규모의 피해액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년 가상화폐 시장 범죄 피해액은 직전연도 대비 51% 감소한 값으로 확인됐다. 
 

블록체인 보안 솔루션 제공업체인 써틱(Certik)은 자체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가상화폐 관련 사건당 245만 달러(한화 약 32억 5,237만 원)의 자금 손실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써틱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화폐 사건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11월이다. 
지난해 11월 시장에서는 총 45건의 사건·사고를 통해 3억 6,434만 달러(한화 약 4,837억 원) 규모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분기별로 따졌을 때 가상화폐 사건·사고가 가장 극심했던 시기는 지난해 3분기다. 지난해 3분기 시장에서는 183건의 해킹, 사기, 취약점 악용 공격을 통해 6억 8,655만 달러(한화 약 9,114억 원)가 소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써틱은 지난해 발생한 10건의 가장 큰 보안 사건 중 6건이 개인키(비밀번호) 유출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개인키 유출은 블록체인 ‘핫월렛’ 지갑에서 주로 발생한다. ‘핫월렛’은 온라인에 연결돼있는 가상화폐 지갑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키 유출로 인한 가상화폐 피해액은 총 8억 8천만 달러(한화 약 1조 1,682억 원)로 확인됐다. 개인키 유출과 관련해 가장 큰 피해액이 관측된 사건은 지난해 7월 ‘멀티체인(Multichain)’ 블록체인 브릿지 서비스 해킹으로 알려졌다. 2개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해 자산 이동 서비스를 지원하던 ‘멀티체인’은 개인키 유출 관련 사건으로 1억 2,500만 달러(한화 약 1,659억 원)를 탈취당한 바 있다.
‘다중 서명 지갑’과 ‘하드웨어 지갑’은 개인키 유출 사고의 대안책으로 거론됐다. ‘다중 서명 지갑’은 자산 거래시 하나 이상의 개인키 서명을 요구하는 블록체인 지갑이다. ‘콜드월렛’이라고도 불리는 ‘하드웨어 지갑’은 이동식기억장치(USB) 등 하드웨어 형식으로 제작된 가상화폐 보관 도구다. 
 

한편 써틱은 지난 2023이 기관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있어 중요한 시기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주요 기관으로는 스위프트(Swift), 홍콩 금융관리국(HKMA),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등이 있었다.
스위프트는 지난해 8월 체인링크(Chainlink)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자산 전송 실험을 마무리했다. 체인링크와 스위프트는 지난 6월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자산 전송 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실험의 주요 목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작년 2월 1억 달러(한화 약 1,327억 원) 상당의 토큰화된 녹색 채권을 발행했다. 현지 금융당국의 녹색채권 발행 정보는 다국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자체 개발 분산원장(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플랫폼에 기록될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호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호주뉴질랜드은행은 지난해 4월 호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예비조사 일환으로 탄소 배출권 거래를 실시했다. 예비조사에서 호주뉴질랜드은행은 탄소배출권을 토큰화한 뒤 자체 스테이블코인 가상화폐을 통해 매수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의 스테이블코인은 호주 달러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