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설 연휴 간 비트코인 시세 상승 ‘분석해보니’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4.02.13 17:2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2021년 12월 이후 26개월 만에 5만 달러(한화 약 6,647만 원)를 돌파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 상승은 기관 투자자 및 채굴자 매도 완화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만든 결과로 보인다. 중국 증권시장 약세가 현지인들의 가상화폐 시장 참여를 부추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사진=University of Salford
▲ 사진=University of Salford

최근 업계에서는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이후 비트코인 하락세를 유도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 매각 물량이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물 상장지수펀드 전환 전 저가에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을 매수해 차익을 실현한 매도세가 줄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상화폐 채굴자들의 보유 비트코인 판매 추이도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일 평균 800개였던 가상화폐 채굴자들의 비트코인 매도 수량은 최근 300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지난달 개장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순항하며 투자자 수요를 키워가고 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한 달 동안 비트코인 시장에는 95억 달러(한화 약 12조 6,302억 원)가 몰렸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는 출시 한 달 유입액을 기준으로 미국 증권시장에서 가장 흥행한 상품으로 집계됐다.
중국 증권 및 부동산 시장 약세가 현지 시장 참여자들의 발길을 가상화폐 시장으로 돌리고 있단 업계 보도도 눈길을 끈다. 현재 중국에서는 가상화폐 시장 참여가 법적으로 금지된 상황이나 현지 투자자들은 홍콩 및 동남아 국가를 통해 자금을 운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 비트코인
▲ 비트코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매도세 감소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매도세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코인베이스(Coinbase) 가상화폐 거래소와 다국적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을 통해 거론됐다. 제이피모건은 지난 1월 26일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 가상화폐 거래소도 이달 월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 약세를 이끌었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매도 물량이 감소하고, 현물 상장지수펀드로의 순유입 자금이 늘어나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은 미국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전 기관 투자자를 대신해 비트코인을 매입해 주던 투자 상품이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은 원칙적으로 비트코인 가격과 동일하다. 그러나 과거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리스크와 6개월의 의무보유기간 이유로 시장에서 현물 가격보다 저렴하게 거래됐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 하락은 당시 싼 값에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을 사들인 기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며 가속화됐다.
 

▲ 제이피모건은 지난달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매도세가 진정됐으나, 운용 수수료가 인하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매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사진=더블록/ 제이피모건)
▲ 제이피모건은 지난달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매도세가 진정됐으나, 운용 수수료가 인하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매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사진=더블록/ 제이피모건)

비트코인 채굴자발 하방 압력도 줄어
작년 말부터 꾸준히 가중돼온 가상화폐 채굴자들의 비트코인 매각 수량이 적어진 것도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채굴자들의 일일 비트코인 매도 수량이 지난해 말 평균 800개에서 최근 300개까지 줄었다. 채굴자들의 비트코인 판매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집중됐다. 
가상화폐 채굴 업체들은 최근 비트코인 보유량을 다시 늘리는 추세로 확인됐다. 크립토퀀트는 대형 채굴 업체인 마라톤디지털(Marathon Digital)이 최근 수개월에 걸쳐 꾸준히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채굴 회사들의 가상화폐 지갑을 보면 큰 매도 압력 없이 비트코인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대부분의 미국 채굴 회사들은 지금 당장 비트코인을 팔기보다는 보유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비트파이넥스(BitFinex) 가상화폐 거래소도 지난주 보고서에서 채굴업자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지난 2021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라고 짚었다.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이 이달 초를 기준으로 보유 중인 비트코인 수량은 182만 6천 개로 계산됐다.
 

▲ 크립토퀀트는 주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채굴자 매도 및 가격 하방 압력이 완화됐다고 전했다(사진=크립토퀀트)
▲ 크립토퀀트는 주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채굴자 매도 및 가격 하방 압력이 완화됐다고 전했다(사진=크립토퀀트)

현물 ETF 수요는 꾸준
같은 기간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 수요는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통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인 케이33(k33)에 따르면 신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발행사 아홉 곳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월 9일까지 한 달간 20만 3,811개의 비트코인을 매집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이후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매수한 자산운용사는 블랙록이다. 블랙록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월 11일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이후 한 달간 37억 달러(한화 약 4조 9,191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 8만 개를 운용자산으로 구입했다. 피델리티는 총 6만 8천 개의 비트코인을 확보하며 블랙록을 뒤따랐다. 
미국 경제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의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inas) 시장 분석가에 따르면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상품은 현지에서 지난 30년간 발행된 5,535개 상장지수펀드 중 출시 1개월 동안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 
지난달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는 전체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 상위 열개 목록에 포함되기도 했다. 블랙록과 피델리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는 지난달 시장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종목 8위에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시장 분석가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상품은 현지에서 지난 30년간 발행된 5,535개 상장지수펀드 중 출시 1개월 동안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고 소개했다(사진=트위터/ 에릭 발추나스)
▲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시장 분석가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상품은 현지에서 지난 30년간 발행된 5,535개 상장지수펀드 중 출시 1개월 동안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고 소개했다(사진=트위터/ 에릭 발추나스)

중국 투자자 비트코인 시장 참여설 ‘모락’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시장으로 중국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중국 부동산 대기업인 헝다(恒大) 그룹이 파산하고 우량주 중심의 차이나시큐리티스인덱스(CSI)300 지수가 전년대비 20% 하락한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현지에서 대체 자산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점이다.
블록체인 업계 전문매체인 디엘뉴스(DL News)는 최근 중국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등 대체 투자를 모색함에 따라 현지 증권시장 내 출혈 사태가 지속되는 중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막으려 했던 부동산 시장 구제 정책이 실패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현지 경제에 얽매이지 않는 자산으로 자금을 돌리고 있다는 게 디엘뉴스의 부연이다.
로이터 통신도 지난 1월 25일(현지시간) 현지에서 불법으로 규정돼있음에도 중국인들의 가상화폐 시장 참여가 암암리에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홍콩으로 자금을 옮기거나, 해외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 중이다. 
중국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는 바이낸스(Binance)나 오케이엑스(OKX)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알리페이(Alipay)나 위쳇페이(WeChat Pay) 등의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가상화폐를 구매해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로이터는 지난달 중국 증권시장에 타격을 입은 현지인들이 비트코인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사진=로이터)
▲ 로이터는 지난달 중국 증권시장에 타격을 입은 현지인들이 비트코인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사진=로이터)

비트코인 시세가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이후 신고점을 달성한 가운데 올 상반기 반감기 및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동력 삼아 지속적으로 약진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트코인은 2월 13일 오후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0.57% 상승한 6,738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