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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화폐 연구소 전문가들이 본 유럽연합 ‘미카’ 법안은…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3.04.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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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 규제안인 ‘미카(MiCA)’를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미카’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논의된 입법안이다. 27개 회원국에서 발행자 및 제공 업체 등 가상화폐 사업자가 동일한 규칙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격 증명 형태의 ‘여권’을 부여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유럽연합의 ‘미카’ 시행 예정 기한은 도입부터 18개월 이내로 오는 2024년을 예정하고 있다. 
‘미카’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운영사가 은행과 유사한 시스템의 준비금을 보유해야 하며 2억 유로(약 2,712억 원)로 일일 거래량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가상화폐 규제가 초국경성의 성격을 가질 거라는 점에서 ‘미카’가 우리나라 법제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투자자보호센터는 ‘미카’가 각국 법제화에 영향을 주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짐작했다. 
코빗 거래소 산하 연구소인 코빗리서치센터는 ‘미카’가 유럽연합의 금융 시장 규제안인 ‘금융상품투자지침’과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빗썸 거래소의 빗썸경제연구소는 ‘미카’ 입법을 통해 유럽연합이 가상화폐 시장 내 글로벌 리더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유럽연합
유럽연합

시장 분석 플랫폼인 쟁글(Xangle)은 실효성 및 시행 시점 측면에서 ‘미카’의 국내 시장 영향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업비트투자자보호센터, “‘미카’ 입법안이 글로벌 가이드라인 될 가능성 있어”
업비트투자자보호센터는 ‘미카’ 입법안이 글로벌 가이드라인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으며 각국 법안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미카’ 등의 입법안을 통해 각국의 규제 기준을 마련하고 국내 독자적인 업권법까지 다져질 경우 시장 내 신뢰도 문제도 개선될 거란 시각이었다.
업비트투자자보호센터는 “글로벌 최초의 가상화폐 포괄 규제 법안인 ‘미카’는 각국의 규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입법안이 시행되면 가상화폐 산업 내 법적 명확성이 더해져 시장 건전성과 금융 안정성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업비트투자자보호센터 소속 윤창배, 채드(Chadd) 애널리스트는 법정화폐와 금 및 국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애널리스트는 “‘미카’에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량 100% 이상을 안전한 자산으로 담보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라며 “시장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인해 안전자산을 준비자산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 대세가 될 것이다”라고 알렸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시스템인 디파이(DeFi)와 대체불가토큰(NFT)의 경우 규제의 여지를 남겼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카’ 세부규정이 본격 시행 준비 기간 중 마련될 거라는 점에서 특정 생태계에 대한 지침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견해였다.

코빗리서치센터, “큰 틀에서 ‘미카’ 현지 금융 규제와 유사성 존재”
정석문 코빗리서치센터장은 ‘미카’ 입법안이 국내 가상화폐 법제화 과정 내 참고할 만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 내 주요국인 미국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나온 시각이었다. 
그의 분석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유럽 규제 당국의 전통 금융 규제 선행사례였다. 정 센터장은 ‘미카’가 현재 유럽에서 시행 중인 현지 금융 규제인 ‘금융상품투자지침(Mifid)’와 유사한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금융상품투자지침’은 투자자 보호 강화, 시장 교란 리스크 축소, 투명성 및 보고체계 강화 등의 사항을 다룬다”라며 “큰 틀에서 봤을 때 ‘미카’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라고 짚었다.
그는 ‘금융상품투자지침’의 시장 적용 선례를 언급하며 ‘미카’가 우리나라 외에도 미국 법제화에도 일부분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금융상품투자지침’의 경우 유럽연합의 법이지만 미국 증권업에서도 일종의 모범사례로 자리 잡았다는 해설이었다.
 

코빗
코빗

한편 코빗리서치센터의 김민승 연구원은 지난해 양질의 담보 요건을 갖춘 적격자만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허가하는 법이 통과될 경우, 대중의 시장 신뢰도가 올라갈 거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은행 체계가 낙후된 지역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증가한다는 점을 기반한 관측이었다.

빗썸경제연구소, “유럽연합이 ‘미카’ 통해 가상화폐 시장 리더로 나설 가능성 있어”
오유리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연합이 ‘미카’ 제정을 통해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 내 리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카’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시장 규제가 정립되지 않은 국가에 감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풀이된다는 해석이었다.
그는 “‘에프티엑스(FTX)’ 거래소와 ‘테라/루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붕괴로 무너진 시장 신뢰는 산업 기반구조 구축을 통해 재건될 전망이다”라며 “현재 기반구조 선두에는 유럽연합이 있으며 향후 미국을 포함한 우리나라도 국제 정합성을 맞춰 나가려 노력할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오 센터장은 ‘미카’ 등의 입법안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들도 전통 금융 산업의 구성원과 같은 의무와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통 자본시장의 경우에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왔다는 점에서 ‘미카’와 같은 명확한 규제는 산업 건전한 성장을 도모할 거란 입장이었다.
 

빗썸
빗썸

‘지속 가능한 산업’은 오 센터장이 꼽은 ‘미카’의 주요 사안이었다. 그는 ‘미카’의 주된 내용으로 ▲성질과 중요도에 따른 가상화폐 차등적 규제 ▲가상화폐 발행인에 대한 백서 공개 의무 부여 ▲자산 발행인 또는 경영진 정보 오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을 뽑기도 했다.
빗썸경제연구소는 ‘미카’가 기존 유럽연합의 금융 서비스 관련 법령에 적용받지 않은 가상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포괄해 규율한다는 점에서 법적 확실성을 확보하고 혁신을 위한 규제체계를 마련할 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쟁글, “실효성 및 입법 진행 측면에서 ‘미카’의 국내 영향력은 지켜봐야”
황진욱 쟁글 애널리스트는 국내 법제화가 ‘미카’의 영향을 받을 경우, 검증된 일부 블록체인 프로젝트만 사업을 영위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카’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백서 검증과 처벌을 다룬다는 점에서 시장 신뢰성 회복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2년 6월과 9월, 두 차례 국내 ‘디지털자산 기본법’ 마련에 ‘미카’를 참고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라며 “국내에서 ‘미카’와 같은 백서 규정이 도입될 경우 사업이  불투명한 프로젝트들은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쟁글
쟁글

동시에 그는 국내 시장 내 ‘미카’의 직접적인 파급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시행 시점이 오는 2024년으로 예정된 ‘미카’의 경우 법안 실효성을 바로 확인하기 어렵고, 국내 법제화 논의도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방을 속단하긴 어렵단 목소리였다.
‘디파이’ 생태계의 축소는 ‘미카’ 관련 시장 변수로 소개되기도 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미카’는 핵심 조항으로 ‘자산준거토큰’과 ‘전자화폐토큰’(현재의 스테이블코인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은 자산)에 대한 이자 제공을 금지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라며 “이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디파이’ 이자를 받는 것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생태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법제화로 불분명한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고, 가상화폐 사업 환경이 마련될 거라는 점을 ‘미카’의 의의로 정리했다.
세계 최초 가상화폐 규제안인 ‘미카’의 입법 과정이 최근 첫 삽을 뜬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시장 법제화가 신뢰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거라고 입을 모았다. ‘미카’에 대한 세부사항이 법제화 과정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국내 입법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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