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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이것만 알면 나도 ‘고수’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3.12.01 11:01
  • 수정 2023.12.0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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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xchange-Traded Fund, ETF)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을 달군 주요 화젯거리다.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미국 증권시장에 등장할 거란 기대감에 지난 10월 둘째 주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3,600만 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2월 1일 현재 5,000만 원을 돌파한 상태다.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배경에는 발행사의 현물 매입이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는 기관투자자에게 가상화폐 시장 참여에 대한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의 참여는 가상화폐 시장 활성화로 이어져 비트코인의 대중화를 이끌 거란 소리도 들린다.
업계가 예상하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시기는 2024년 1월이다. 상장지수펀드 심사를 관장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거부가 없는 이상,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신청은 현지시간으로 내년 1월 10일 자동적으로 승인된다. 그동안 출시를 반려해온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가 현실화될 경우 상당한 시장 자금이 유입될 거라고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국 외 지역에서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시장을 봤을 때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빗썸 가상화폐 거래소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단이 맞물릴 경우, 시장에 훈풍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사진=foto.wuestenigel
▲ 사진=foto.wuestenigel

한편,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도 최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허가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험성이 없다면 기술 혁신을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게 홍콩 규제 당국의 기조다. 국내의 경우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에 앞서 비트코인에 대한 법적 정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주요 특징은
현물 상장지수펀드는 증권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상품으로 주식과 유사한 투자 펀드다. 주요 특징으로는 시장 참여자가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면서 실물 자산을 간접적으로 보유한다는 것이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는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는 투자 상품을 의미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기대감으로 상승한 배경에는 발행사의 자산 매입이 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의 경우 발행사가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해야 하므로 기관 자금 유입 등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가 가상화폐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 거란 견해도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이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신청한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월 미국 경제매체인 폭스비즈니스(Fox Business)와의 인터뷰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비트코인 거래비용을 저렴하게 만들고 대중화로 이끌 거라고 밝힌 바 있다.
 

▲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낮은 거래 수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화폐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 거라고 설명했다(사진=폭스비즈니스)
▲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낮은 거래 수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화폐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 거라고 설명했다(사진=폭스비즈니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와 현물 비트코인 매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간’에 있다. 현물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24시간 거래가 이뤄진다. 그러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의 경우 주식시장 장중에만 거래가 가능하다.
두 투자 상품의 자산 보관 방식은 유사하다. 자산운용사가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위해 구매하는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거래소가 보관하는 이용자 비트코인 모두 콜드월렛(Cold Wallet)에 저장된다. 콜드월렛은 이동식기억장치(USB) 방식의 비트코인 지갑을 뜻하며 해킹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출시 배경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기대감은 지난 8월 말 현지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진행한 소송에서 승리하며 본격화됐다. 양측은 그레이스케일의 기관용 비트코인 신탁(Trust)을 현물 상장지수펀드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해 지난해 6월부터 법적 분쟁을 벌인 바 있다.
법적 분쟁은 증권거래위원회가 시장 조작과 투자자 보호 등을 우려한다는 사유로 그레이스케일의 전환 신청을 거부하며 일어났다.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전환 신청 당시 증권거래위원회에 시장 작동 원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으나, 증권거래위원회는 그레이스케일의 주장이 틀렸다는 설명도 남기지 않은 채 승인을 반려했다.
 

▲ 미국 워싱턴 콜롬비아특별지구(D.C.) 순회 항소 법원 재판부는 증권거래위원회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사진=미국 워싱턴 특별자치지구 순회 항소법원)
▲ 미국 워싱턴 콜롬비아특별지구(D.C.) 순회 항소 법원 재판부는 증권거래위원회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사진=미국 워싱턴 특별자치지구 순회 항소법원)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신청도 시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1경 원의 투자금을 운용하는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시장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은 가상화폐 업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하게 했다. 
미국 경제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의 에릭 발츄나스(Eric Balchunas) 시장 분석가는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신청 전까지 총 576회 상장지수펀드 승인을 증권거래위원회에 신청했으며, 그중 반려된 사례는 단 한 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조명하기도 했다.
에릭 발츄나스 분석가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신청과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증권거래위원회가 블랙록과 같은 전통 금융기관이 가상화폐 시장 내 핵심 주체가 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신청 현황과 예상 승인시점은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는 총 13건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승인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블랙록 외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신청한 기관으로는 피델리티(Fidelity), 발키리(Valkyrie), 아크인베스트먼트(Ark Investment), 비트와이즈(Bitwise), 반에크(Van Eck), 위즈덤트리(Wisdom Tree), 판도(Pando) 등이 있다.
 

▲ 판도(Pando)를 제외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신청사 목록(사진=트위터/ 제임스 세이파트)
▲ 판도(Pando)를 제외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신청사 목록(사진=트위터/ 제임스 세이파트)

가상화폐 업계에서 전망하는 증권거래위원회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시기는 내년 1월이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심사와 관련해 증권거래위원회가 기관에 주어진 240일의 기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통상적으로 240일 내 증권거래위원회가 별도 거절 의견을 내지 않는 경우 상장지수펀드는 자동으로 승인된다.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 산하 투자자보호센터의 윤창배 분석가는 “현재 최종 승인 기한이 가장 빠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는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상품으로 내년 1월 10일로 예정돼 있다”라며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신청이 거부되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여부는 오는 2024년 3월이 주요 시점이 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블룸버그의 제임스 세이파트(James Seyffart) 분석가의 경우 증권거래위원회가 90%의 확률로 오는 2024년 1월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승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초 증권거래위원회가 기관에 접수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신청을 일괄로 승인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코빗 가상화폐 거래소 산하 싱크탱크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이후의 상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코빗리서치센터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될 경우, 시장 관심이 내년 5월로 예정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심사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알렸다.
 

▲ 비트코인
▲ 비트코인

업계 전망은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시 비트코인 시장에 투자 자금이 유입될 거란 관측은 현재 가장 널리 알려진 예상 호재다. 다만, 예상 유입 자금 규모는 분석마다 상이하다.
싱가포르 기반 투자사인 매트릭스포트(Matrixport)는 지난달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로의 예상 유입 자금으로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5,750억 원)를 제시했다. 매트릭스포트는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금의 10.8%라는 점을 고려해 상장지수펀드 시장 규모를 추산했다.
블룸버그의 에릭 발추나스 분석가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이후 2년 내 1,500억 달러(한화 약 199조 5,000억 원)가 투입될 거라고 예측했다. 에릭 발추나스 분석가의 예상치는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 시장 크기와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 시장 참여자의 운용 자금 규모를 토대로 했다.
다만, 다국적 투자은행인 제이피모건(J.P.Morgan)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가 가상화폐 시장 흐름을 크게 바꾸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제이피모건은 현재 유럽과 캐나다에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근거로 삼았다. 현재 캐나다와 유럽에 나온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도 시장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는 관점이다.
 

▲ 제이피모건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가상화폐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사진=더블록/ 제이피모건)
▲ 제이피모건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가상화폐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사진=더블록/ 제이피모건)

영국의 경제매체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시장에 실제 출시되는 것보다 호재 뉴스로 존재할 때 30배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가장 강력한 가상화폐 가격 상승 촉진제는 실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아닌 영향력 있는 출처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소식이란 게 파이낸셜타임스의 입장이다.
업계 중론은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가 디지털자산의 정당성과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거란 시각이다. 윤창배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분석가는 증권거래위원회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승인 자체가 디지털자산에 대한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질 거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흐름은
국제적으로는 홍콩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흐름에 합류 중이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의 줄리아 렁(Julia Leung) 위원장은 지난 11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의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투자 가능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줄리아 렁 위원장은 증권선물위원회가 효율성과 고객 경험을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을 환영한다고 발언했다. 위험성이 없다면 자산의 유형을 떠나 혁신적인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는 게 줄리아 렁 위원장의 부연이다.
 

▲ 블룸버그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상징지수펀드 출시 승인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사진=블룸버그)
▲ 블룸버그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상징지수펀드 출시 승인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사진=블룸버그)

업계 일각에서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가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허용할 시, 중국 자본이 투입돼 미국과의 경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내의 경우 비트코인에 대한 정의를 우선적으로 확립한 후 상장지수펀드 출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이 상장지수펀드로 추종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 아니다. 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위해선 거래소마다 다른 비트코인 가격도 통일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내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1월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를 출시했다는 점에서 관련 법 제정이 완료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장도 근 시일 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소인 나스닥(NASDAQ)이 지난해 현지 500개 금융 투자자문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의 72%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시 가상화폐 시장 참여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이 디지털자산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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