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투자은행인 번스타인(Bernstein)이 올해 연말 비트코인 전망 가격을 기존 8만 달러(한화 약 1억 652만 원)에서 9만 달러(한화 약 1억 1,983만 원)로 상향 조정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개선된 채굴 산업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비트코인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번스타인은 금주 고객 서한에서 반감기와 채굴 업계에 초점을 맞춰 비트코인 예상가를 높였다. 오는 4월 도래할 반감기는 현재 10분마다 6.25개씩 주어지는 비트코인 채굴자 보상이 3.125개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는 반감기 후 비트코인 생산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업체가 파산을 면하지 못할 거란 분석이 존재해왔다. 그러나 번스타인은 현재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의 차입(레버리지) 정도가 낮으며, 네트워크 거래 수수료가 강력하다는 점에서 반감기 관련 부담이 적어진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네트워크 거래 수수료는 채굴 보상과 함께 채굴자의 수입원으로 분류되는 사항이다. 번스타인은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강세라는 점을 강조하며 낮은 차입과 높은 네트워크 거래 수수료가 미국 달러화 수익과 맞물려 채굴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고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업계가 기존에 받아왔던 반감기 관련 하방 압력이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인다는 게 번스타인의 의견이다.
번스타인은 반감기 후 발생 가능한 채굴력(해시레이트) 하락폭도 과거와 비교해 완만해질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과거의 경우 반감기 후 생산 난이도 상승으로 15%에서 20%의 채굴력이 감소했으나, 올해는 그 폭이 7% 안팎으로 줄어들 거란 관점이다.
그간 반감기 후 채굴력 약화는 비효율적인 채굴기를 사용하는 비트코인 생산자를 중심으로 했다. 이전 반감기까지는 채굴 산업이 중국 중심으로 돌아갔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번스타인은 ‘라이엇플랫폼(Riot Platforms)’과 ‘클린스파크(Clean Spark)’를 이번 반감기 주요 채굴업체로 지목했다. 두 기업의 목표주가를 각각 30달러(한화 약 3만 9,945원)와 22달러(한화 약 2만 9,293원)로 제시하기도 했다. 3월 22일 현재 ‘라이엇플랫폼’과 ‘클린스파크’의 주가는 12.12달러(한화 약 1만 6,137원)와 20.78달러(한화 약 2만 7,668원)로 확인된다.
또다른 채굴업체인 ‘마라톤디지털(Marathon Digital)’의 목표 주가도 소폭 올렸다. 한편 번스타인은 최근 비트코인 10%가량의 시세 하락을 반감기 전 일시적인 현상이며, ‘저가 매수 기회’로 해석한 바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큰 틀에서는 18개월에 걸친 강세장의 일부분이라는 관점이었다.
시장 분석팀은 최근 비트코인 하락을 ‘건전한 조정’으로 표현했다. 지난 1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된 이후 유입된 자금 규모를 고려할 때 최근 가격 조정은 건전한 흐름이며, 자사의 시장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견해다.
비트코인은 3월 22일 오전 현재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4.24% 하락한 9,55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