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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파이낸스’ 해킹에 국내 거래소 간 가상화폐 시세 700% 이상 차이 발생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3.08.0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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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교환 플랫폼인 ‘커브파이낸스(Curve Finance)’가 최근 해킹된 가운데 국내 원화입금 거래소 협의체인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가 경보를 통해 투자자 보호에 나서 눈길을 끈다. 
 

커브파이낸스
커브파이낸스

다만, 경보 이후 협의체 회원사의 제각기 다른 대처에 각 거래소 간 ‘커브파이낸스’ 관련 가상화폐 시세가 최대 730%까지 차이나는 모습을 보여 업체 간 일관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커브파이낸스’ 관련 자산인 ‘커브(Curve)’ 토큰 시세가 최대 730%의 차이를 보인 배경에는 ’입·출금 중단‘ 시스템이 있다. ‘입·출금 중단’ 시스템은 특정 가상화폐 생태계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하거나 네트워크 점검이 필요할 때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거래소가 자산 이동을 막는 체계다. 
현재 각 거래소의 ‘입·출금 중단’ 여부는 업체가 개별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커브파이낸스’ 플랫폼 해킹 이후 빗썸과 업비트 거래소는 ‘커브’ 토큰 입금과 출금을 중단했다. 코인원은 입금만 중단했으며, 코빗과 고팍스는 어떠한 것도 중단하지 않았다.
 

‘커브파이낸스’ 해킹 이후 ‘커브’ 토큰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900%가량 올랐다(사진=빗썸)
‘커브파이낸스’ 해킹 이후 ‘커브’ 토큰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900%가량 올랐다(사진=빗썸)

각 거래소 모두 ‘투자자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다른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결과의 차이는 컸다. ‘입·출금 중단’이 ‘가두리 현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두리 현상’은 가상화폐 이동 및 입금과 출금이 중단되며 특정 거래소에서 시세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현상을 뜻한다. 
입금과 출금이 중단될 경우 특정 거래소에 남아있는(가둬져 있는) 가상화폐로만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소수의 큰손 투자자에 의해 시세가 쉽게 등락한다.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 노릇을 하는 것과 같다.
시장에서 ‘가두리 현상’은 ‘폭탄 돌리기’로 통용되기도 한다. 큰손 투자자들이 만드는 가격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합쳐지며 조성된 비정상적인 시세를 누군가는 받아야 한다는 것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커브파이낸스’ 해킹 이후 코빗 내 ‘커브’ 토큰 최고 가격은 902원이었다(사진=코빗)
‘커브파이낸스’ 해킹 이후 코빗 내 ‘커브’ 토큰 최고 가격은 902원이었다(사진=코빗)

일반적으로 ‘가두리 현상’은 ‘입·출금 중단’ 종료와 함께 마무리되며 가상화폐 가격은 대부분 일반 시장 시세로 하락한다. ‘가두리 현상’ 마지막 참여자가 가상화폐 시세 급등에 따른 손실을 온전히 떠안는 식이다.
‘폭탄 돌리기’라는 표현에도 거래소가 ‘입·출금 중단’을 시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해외 물량의 유입으로 발생 가능한 차익실현 거래를 방지하고자 함이 가장 주된 사유다. 과거 국내 시장에는 중국 자본이 침투하며 비트코인이 국제 시세 대비 30% 비싼 가격에 거래된 바 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입·출금 중단’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업체 간 논의 및 합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커브파이낸스’에서는 약 5,200만 달러가 해킹됐다(사진=트위터/ 커브파이낸스)
‘커브파이낸스’에서는 약 5,200만 달러가 해킹됐다(사진=트위터/ 커브파이낸스)

한편 국내에서 비정상적인 ‘커브’ 토큰 가격 변동을 이끈 ‘커브파이낸스’ 해킹은 우리시간으로 지난 7월 31일 일어났다. 플랫폼 시스템 구버전의 취약점을 노리며 시작된 공격에 ‘커브파이낸스’ 플랫폼에서는 총 5,200만 달러(한화 약 665억 8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탈취됐다. 
해킹 이후 ‘커브파이낸스’ 플랫폼 총예치금(TVL)은 지난 7월 30일 32억 6,600만 달러(한화 약 4조 1,772억 원)에서 금일 오전 현재 16억 달러(한화 약 2조 464억 원)까지 감소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커브파이낸스’를 공격한 해커가 국가 단위의 지원으로 움직였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커브파이낸스’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 관계자는 이번 해킹 방식과 규모를 고려했을 때 전문 해킹 그룹이 연루돼있음을 의심하는 게 합리적일 거라고 설명했다. 
 

 ‘커브파이낸스’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 관계자는 이번 해킹이 국가 단위의 지원으로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사진=트위터/ 세뇨르 도고señor doggo)
‘커브파이낸스’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 관계자는 이번 해킹이 국가 단위의 지원으로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사진=트위터/ 세뇨르 도고señor doggo)

그는 “해킹 관련 전반적인 사태 파악을 위해 할 것이 많다”라면서도 “국가가 지원하는 해커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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