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독창성과 희귀성이죠. 해외에서는 아이스쇼의 역사가 길지만 한국에서는 저희가 처음입니다. 경쟁력 있는 IP(지적재산권)로 작품성을 증명한다면 새로운 글로벌 K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라이브아레나 송동일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독창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면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체는 오는 12월 ‘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이하 나혼렙 on ICE)’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 대표를 만나 공연과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첫 아이스쇼 도전, 무한한 가능성에 ‘올인’
송 대표는 약 20년간 영화 연출·플랫폼 콘텐츠 유통 분야에서 활동한 업계 베테랑이다. 그는 언젠가 자신만의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7년 전 라이브아레나를 창업했다. 회사는 국내에선 미답의 영역인 ‘아이스쇼’에 주목했다.
아이스쇼는 해외에서 20세기 초부터 자리 잡은 공연 장르지만,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대표는 아이스쇼의 시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국내 빙상 인구가 증가하면서 충분한 수요는 물론, 직업인 수준이 높아 공급 면에서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콘텐츠에 자신이 축적해 온 연출 노하우를 접목하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이스쇼 제작 과정은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라이브아레나는 지역 관광과 연계한 첫 공연에서 아이스쇼 연출의 기본기를 익혔다. 이후 피겨의 본거지인 목동에서 두 번째 공연을 올렸고, 매주말 1천 5백명 대 관객을 모으며 무명 작품으로는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경험을 쌓은 업체는 다음 무대로 글로벌 시장을 조준했다. 송 대표는 “‘1등 IP’만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제작 부담을 줄이면서도 퀄리티를 입증한다면 K-공연 산업의 새 영역을 열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때부터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S급 IP 발굴에 나섰다.
‘나혼렙 on ICE’로 IP 무대화 … K-공연 벨류체인 확장

그가 혼신의 노력 끝에 찾아 낸 IP가 바로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이다. 작품은 웹툰·애니메이션·게임까지 이어지는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취해 전 영역에서 글로벌 성과를 입증했다. 송 대표는 IP를 공연 무대로 옮겨 성공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무대 구성과 연출부터 원작의 세계관에 최적화하도록 노력했다.
이번 공연은 애니메이션 시즌1의 서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원작가 추공의 검수를 거쳐 성진우가 그림자 군단의 군주로 나아가는 과정을 아이스쇼 형식에 맞춰 재구성했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iKON’ 김진환과 이호원이 성진우 역을 더블 캐스팅했고, 배우 김선경, 트리플에스 김채연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서커스 및 선수 출신 배우들은 속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원작의 화려한 연출과 아이스쇼의 장르적 속성이 결합하면서 시너지가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송 대표는 “인간이 가장 속력을 빠르게 낼 수 있는 빙상에서 액션을 구현하고, 영상 연출을 더해 원작의 세계관을 생생히 경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그저 그런 아이스쇼가 아닌,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 그 때의 감동을 관람객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브아레나가 글로벌 시장을 목표하는 이유는 차세대 K콘텐츠 발굴을 위해서다. 케이팝과 영상 산업은 국제적 위상이 높지만, 공연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약세다. 송 대표는 “우리의 다음 K콘텐츠로 무대화할 수 있는 장르가 무엇이냐”고 반문한다. 그는 글로벌 I·P 기반 아이스쇼, ‘나혼렙 on ICE’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송 대표는 마지막으로 “워낙 거대한 성공을 거둔 IP다보니 무대화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원작을 아이스쇼라는 무대에서 어떻게 살릴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접점을 찾고 있다”며 “나혼렙의 세계관을 오감으로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무대가 색다른 경험이 되리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