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상화폐 투자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지난 10월 11일(현지시간) 현지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특별히 가혹한(Special Harshness)’ 방법으로 심사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6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승인을 반려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를 고소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 콜롬비아 특별지구(D.C.) 연방항소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그레이스케일은 증권거래위원회가 투자 여부 및 증권법을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하위 테스트(Howey Test)’가 가상화폐 시장에서 잠재적인 사기 및 조작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거래위원회가 현물과 선물 기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다르게 취급하지만,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실제로 두 상장지수펀드는 비트코인에 기반해 같은 위험성을 수반한다는 것이 그레이스케일의 입장이었다.
그레이스케일은 “증권거래위원회는 적절한 정당성 없이 비트코인 현물과 선물 상장지수펀드를 다르게 취급한다는 점에서 법적 근거와 권한을 초과한다”라며 “증권거래위원회의 명령은 자의적이고 불합리하다”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둘러싼 증권거래위원회와 그레이스케일의 법적공방은 현지시간으로 6월 29일 시작됐다.
그레이스케일은 증권 당국이 아닌 발행자가 직접 상품 승인 적합성 증명해야 하는 미국 내 상장지수펀드 상품 출시 관련 법률을 만족시키기 위해 대중 의견 취합 캠페인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증권거래위원회는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와 관련해 시장 조작 방지와 투자자 보호 등의 우려 사항 등에 대해 충분히 답하지 못했다는 사유로 승인을 반려했다.

미국의 종합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경우 지난 7월 증권거래위원회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승인 요청 거부에 대해 맹비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통 자산과는 다르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상품 출시 검토에만 모순된 잣대를 들이댄다고 강조했다. 조작 우려에 대한 저항력 역시 기준이 성문화되지 않고 임의적이라는 점에서 충족시키기 매우 어려울 것이란 게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의 입장이었다.

그레이스케일의 증권거래위원회 법정 다툼 가능성은 지난 3월부터 감지됐다.
당시 마이클 소넨샤인 그레이스케일 최고경영자는 미국 경제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을 받기 위해 어떠한 선택도 하겠다”라며 “(법적 조치 등) 모든 선택사항이 거론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증권거래위원회는 오는 11월 9일(현지시간)까지 그레이스케일 소송 관련 의견을 법원에 제출해야 할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