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분석기업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1월 11일 ‘2023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를 통해 시장 제재의 실효성이 관할권과 기술적 제약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체이널리시스는 관할권과 관련한 제재 실효성의 예시로 다크넷(비표준적인 통신 규약) 시장인 하이드라(Hydra)를 꼽았다. 하이드라의 서버의 경우 독일에 있었지만 미국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서버를 압류했다는 게 체이널리시스의 설명이었다. 
독일 연방치안청(BKA)은 지난해 4월 5일(현지시간) 당국의 인터넷·컴퓨터범죄퇴치본부(ZIT)와 합동해 러시아 기반 세계 최대 불법 다크넷 시장인 히드라(Hydra)의 서버를 폐쇄하고 비트코인 543개를 압수한 바 있다. 
 

하이드라 등의 다크넷 시장은 가상화폐 사이버 범죄자들이 랜섬웨어 및 거래소 탈취 등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획득한 비트코인을 소정의 수수료를 통해 현금으로 세탁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체이널리시스는 “하이드라 다크넷 시장의 사례는 제재 대상이 협력 관할 구역에 위치하고 있으면 효과적인 제재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라며 “미국 재무부는 하이드라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거래를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시켜 조직에 치명상을 입혔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가상화폐 거래소인 가란텍스(Garantex)는 체이널리시스가 제시한 두 번째 국제 협력 중요성 관련 사례였다. 체이널리시스는 가란텍스 거래소 사례의 경우 국제적인 협력이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예시였다고 밝혔다. 
가란텍스 거래소는 랜섬웨어(암호화 악성프로그램) 자금세탁 혐의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미국 재무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가란텍스에 대한 제재를 거부했기 때문에 거래소가 아직까지 방해받지 않고 운영되고 있다”라며 “가란텍스의 월평균 유입액은 미국의 제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불응에 힘입어 6억 2,100만 달러(한화 약 7,700억 원)에서 13억 달러(한화 약 1조 6,100억 원)로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 플랫폼은 체이널리시스가 마지막으로 거론한 시장 제재의 중요 예시였다. 
‘토네이도캐시’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작동하는 믹서(Mixer)로 가상화폐를 쪼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을 제공 중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8월 8일 ‘토네이도캐시’를 제재 대상 블랙리스트에 지정하고 현지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미국 재무부의 ‘토네이도캐시’ 제재 지정 후 30일 간 유입량이 68% 감소해 자금 세탁 효과를 떨어뜨렸다”라며 “탈중앙화 믹싱 서비스에 대한 제재는 서비스 사용을 감소시키는 도구로 작용하는 결과가 도출됐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19월 펴낸 ‘2022 웹3 보고서’를 통해 향후 기업들 대부분이 블록체인 관련 결제 수단 도입할 거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체이널리시스는 “가까운 미래에 모든 기업이 ‘(블록체인)지갑 연결’ 버튼이 추가된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가상화폐 기업이 될 것이다”라며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인 웹3은 이를 위한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피력했다. 
가상화폐 세계에 입문하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법정화폐로 환전할 필요 없이 일상 금융 활동에서 자신의 자금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필요로 하는 이용자들이 생길 것이란 게 체이널리시스의 의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