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가상화폐 시장 부진이 토크노믹스(토큰 발행 및 공급 체계) 등 특정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발행사가 보유 가상화폐 물량을 조절해 시장에 내놓는 중앙화된 토크노믹스가 알트코인 시장 성장을 저해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화폐 발행사 중심으로 구성된 토크노믹스가 강세장에서 상승을 막고 약세장에서는 하락폭을 키웠다는 의견이다. 현재 시장 분위기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투자자에게는 ‘건전한 조정’이지만, 알트코인 시장 참여자에게는 ‘잔인한 조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시장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Coindesk)는 총 네 가지 이유에서 알트코인 투자자들이 지난 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비트코인 강세장에서 큰 이득을 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네 가지 이유로는 ▲토큰 언락 ▲신규 자본 유입 감소 ▲창업투자회사(VC, 벤처캐피탈) 매도 압력 ▲계절적 추세가 거론됐다.
코인데스크는 다수의 알트코인 생태계에 예정된 ‘토큰 언락’ 계획의 시장 공급량을 늘려 시세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이라고 전했다. ‘토큰 언락’은 거래가 불가능하도록 묶여있던(락업) 가상화폐가 시장에 풀리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토큰 언락 시기에 가상화폐가 시장에 풀릴 경우 관련 자산 시세는 하락한다. 수요는 일정한 반면, 공급은 증가하는 데서 발생하는 시세 하락이다.
코인데스크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계열의 아비트럼 가상화폐의 경우 시가총액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910억 원)에서 25억 달러(한화 약 3조 4,775억 원)로 증가했으나, 공급량 증가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 2023년 9월의 사상 최저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라며 “솔라나 생태계에서는 매일 1천만 달러(한화 약 139억 1,000만 원)에 달하는 가상화폐 7만 5천 개가 시장에 풀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규 자본 유입 감소’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흐름과 연관이 있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법정화폐 또는 금(金)과 같은 특정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로, 거래소에서 자산 매입에 쓰이며 송금 및 결제 용도로도 사용된다.
코인데스크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잠재 매수 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지난 4월부터 정체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초 1,250억 달러(한화 약 173조 8,750억 원) 규모였던 스테이블코인 시장 시총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1,520억 달러(한화 약 211조 4,320억 원) 부근에서 횡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창업투자회사 매도 압력’도 시장 약세를 부추기는 요소로 지목됐다. 초기 투자로 이익을 거둔 창업투자회사의 보유 자산 매각과 블록체인 외 산업 투자 단행이 자금 순환 측면에서 가상화폐 시장을 냉각시켰다는 지적이다.
가상화폐 헤지펀드사인 레커캐피탈(Lekker Capital)은 “주식시장의 경우 하락장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또는 채권 환매를 통한 자금 유입이 발생한다”라며 “그러나 가상화폐 업계의 경우 생태계 특성상 매도 압력만 지속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장 분석 업체인 10엑스리서치(10xResearch)의 경우 가상화폐 시장이 인공지능(AI) 산업 열기에 밀린 점을 강조했다. 마커스 틸렌(Markus Thielen) 10엑스리서치 설립자는 일부 창업투자회사가 펀드 조성을 통해 가상화폐 투자를 진행 중이나, 인공지능 산업으로 자금을 투입하라는 고객들의 압력을 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계절적 추세로는 알트코인 시장이 매해 6월에 약세였던 점이 소개됐다. 6월은 업계에서 대표적인 약세장 중 하나로 꼽힌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 시장 시가총액은 최근 6년간 매월 6월에 감소했다. 코인데스크는 “6월은 일반적으로 알트코인 하락장세가 펼쳐졌던 시기다”라며 “계절적 추세가 알트코인 시장 약세를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정리했다.
비트코인은 6월 25일 오전 현재 빗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1.15% 하락한 8,544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