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약 18억 달러(한화 약 2조 2,968억 원)의 가상화폐 불법 자금이 채굴 산업을 통해 세탁됐다는 분석을 6월 보고서를 통해 내놨다.

체이널리시스는 랜섬웨어(악성프로그램) 등 사이버 해커들이 불법 자금을 채굴 수익인 양 위장시켜 자금의 출처를 모호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조합(채굴 풀)을 통해 자산을 거래소로 유입시킨 후 규정 준수 경고를 피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다는 설명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랜섬웨어 해커들의 채굴 풀 남용 사례는 증가추세며 그들과 연루된 지갑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전송하는 자금 규모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가상화폐 자금 세탁은 비트코인 사기 피해액과 채굴 수익을 섞는 방식으로도 이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체이널리시스는 미국 법무부로부터 기소된 ‘비트클럽 네트워크(BitClub Network)’의 경우 사기를 통해 얻은 자금과 채굴로 획득한 수익을 의도적으로 섞었다고 지적했다. 두 자금을 섞어 자산의 출처를 채굴에서 획득한 수익으로 위장하고자 시도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랜섬웨어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비트클럽 네트워크’ 등 다른 가상화폐 범죄자들도 자금세탁 과정에서 채굴 풀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비트코인 사기 피해액과 채굴 수익을 섞는 방식과 관련된 불법 자금 규모는 11억 달러(한화 약 1조 4,036억 원)다.
‘고객 신원 확인(KYC)’은 체이널리시스가 제시한 채굴 산업 관련 불법 자금세탁 방지책이었다. 체이널리시스는 가상화폐 자금의 세탁 현상을 막기 위해 채굴 풀과 관련 서비스에 ‘고객 신원 확인’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체이널리시스는 “블록체인을 분석해 사용자의 자금 출처를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불법 주소의 송금 시도를 차단해야 한다”라며 “거래소의 경우 자금을 송금하는 모든 지갑의 프로필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체이널리시스는 지난 2022년 랜섬웨어(악성프로그램) 피해액을 4억 5,680만 달러(한화 약 5,633억 원)으로 집계하며 2021년과 비교해 40.3%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액의 감소가 랜섬웨어 공격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