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가 지난 10월 27일(현지시간) 기관 투자자의 58%가 가상화폐 등 디지털자산 투자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통계 결과를 제시했다.

피델리티의 조사는 아시아와 미국 및 유럽 내 1,052명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 1월 2일부터 6월 24일까지 진행됐다.
기관 투자자의 유형은 ‘금융자문(Financial Advisor)’, ‘고액자산가(HNWI)’, ‘가문 자산관리회사(Family Office)’, ‘연금(Pension)’, ‘가상화폐 헤지/벤처캐피탈 펀드(Crypto HF/VC Fund)’, ‘기금(Endowment/Foundation)’, ‘전통 헤지펀드(Traditional Hedge Fund)’ 등으로 구성됐다.
피델리티의 조사기간에 걸쳐 디지털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가장 증가한 지역은 미국이었다.

직전 조사에서 응답자의 29%만이 가상화폐 시장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미국 내 결과는 일 년 만에 39%로 늘어났다. 유럽의 경우에도 45%에서 51%로 증가했으나, 아시아 지역은 63%에서 57%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디지털자산이 투자 포트폴리오 내 한 부분으로 포함돼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유럽 응답자의 86%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시아 지역은 84%의 결과치로 유럽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냈고 미국은 74%의 응답자가 가상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디지털자산과 가상화폐 시장 대표 종목인 비트코인에 대한 피델리티 설문 참여자의 인식은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모두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지난해 디지털자산과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설문 참여자는 각각 45%와 49%였으나, 올해의 경우 두 항목 모두 51%로 집계됐다.
‘가상화폐 헤지/벤처캐피탈 펀드’는 응답군 중 디지털자산에 가장 친숙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조사 집단으로 파악됐다. 반면, ‘기금’ 기관 투자자는 가장 낮은 수준의 친숙도와 긍정적 인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디지털자산의 매력을 묻는 항목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전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답변은 ‘다른 자산과의 비연결성(Uncorrelated to other assets)’이었다. ‘다른 자산과의 비연결성’이 가상화폐의 매력이라고 답한 답변자는 지난해 25%에서 올해 37%로 증가했다.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높은 상승 잠재력(High potential upside)’과 ‘혁신적인 기술 장난감(Innovative technology play)’이 각각 43%와 41%의 응답률로 기관투자자들이 보는 디지털자산의 최고 매력 요소로 뽑혔다.

‘전통 헤지펀드’와 ‘연금’ 기관 투자자의 향후 디지털자산 매수 의향은 지난해 대비 감소 추세를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가문 자산관리회사’와 ‘기금’의 경우 작년과 같은 수준을 드러냈으며, ‘가상화폐 헤지/벤처캐피탈 펀드’, ‘금융자문’, ‘고액자산가’들의 매수 의향은 늘었다.
피델리티는 “가격 변동성은 조사대상 투자자들이 보고한 시장 참여의 가장 전반적이며 주요한 장벽이었다”라며 “조사 대상 투자자들이 꼽은 다른 우려로는 적정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펀더멘털 부족, 보안, 시장 조작, 규제 등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피델리티는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자체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을 투자 포트폴리오 보험 수단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 트코인의 발행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다른 행보를 보일 거라는 게 피델리티의 견해였다.
‘책임’은 피델리티가 언급한 중앙은행과 비트코인의 결정적인 차이점이었다.

높은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는 통화 절하가 필요할 수 있으나, 비트코인의 경우 변경 불가능한 공급 계획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의 책임을 지지 않는 자산이라는 게 피델리티의 의견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