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파산한 에프티엑스(FTX) 가상화폐 거래소의 채권자 자금 상환이 오는 9월 재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에프티엑스의 고객 자금 반환이 가상화폐 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프티엑스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월 23일 발표를 통해 오는 9월 30일부터 고객 자금 반환 책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자금 반환 규모는 최대 19억 달러(한화 약 2조 6,087억 원)가 될 전망이다.
파산건을 관할 중인 미국 델라웨어주 파산법원(The Delaware bankruptcy court) 재판부는 최근 에프티엑스가 절차에서 보유해야 하는 청구 준비금을 65억 달러(한화 약 8조 9,245억 원)에서 43억 달러(한화 약 5조 9,039억 원)로 삭감하고, 변제에 19억 달러(한화 약 2조 6,087억 원)를 할당할 수 있도록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에프티엑스는 오는 9월 30일에 얼마를 분배할지 정확히 명시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7월까지 에프티엑스는 지난 2월과 5월 총 두 차례에 걸쳐 고객 자금을 상환했다. 올해 2월과 5월 에프티엑스가 고객에게 돌려준 자금 규모는 각각 12억 달러(한화 약 1조 6,476억 원)와 50억 달러(한화 약 6조 8,650억 원)다.
에프티엑스가 고객에게 돌려줄 전체 자금 규모는 147억 달러에서 165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지급은 비트고(Bitgo) 가상화폐 지갑, 크라켄(Kraken) 거래소, 페이오너(Payoneer) 결제 플랫폼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자금 반환은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들부터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특정 조건으로는 청구액 5만 달러(한화 약 7,360만 원) 이하 등이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청구액 5만 달러(한화 약 7,360만 원) 이하의 채권단은 파산 당시 예치금의 119%를 돌려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프티엑스의 자금 반환 계획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인 더블록(The Block)은 “에프티엑스의 고객 자금 상환은 가상화폐 시장, 그 중에서도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화폐) 생태계에 상당한 유동성을 주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미국 코인베이스(Coinbase) 가상화폐 거래소 분석진도 지난 6월 자체 보고서를 통해 에프티엑스 채권 상환을 가상화폐 시장 호재로 언급한 바 있다. 시장 내 낙관적인 심리가 형성돼있고, 규제 명확성이 높아진 상황에서의 자금 반환은 채권자의 시장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한편 에프티엑스 거래소는 자금 유동성의 문제로 지난 2022년 11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챕터11’ 파산을 신청했다. ‘챕터11’ 파산은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 구조조정을 실시해 회생을 시도하는 제도다.
에프티엑스의 샘 뱅크먼-프리드(SBF) 전 최고경영자는 지난 2024년 3월 미국 법원으로부터 25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 중이다. 그는 ‘금융 사기’, ‘상품 사기’, ‘증권 사기’, ‘자금 세탁 방조’, ‘자회사 대출자 대상 금융 사기’ 등 총 일곱 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