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지난 1월의 시장 상승세 배경에는 미국이 있었다는 주장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빗썸은 지난 2월 2일 ‘빗썸 이지코노미’ 보고서를 통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 지침 발언과 현지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의 시장 참여가 상승기류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 현지에서 가상화폐 관련 뉴스가 잇따라 나옴에 따라 최근 상승장 뒤에 미국이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게 빗썸의 견해였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지난 1월 2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관련 위험성(리스크) 완화 로드맵 발표는 빗썸이 제시한 첫 번째 대형 뉴스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로드맵 발표를 통해 가상화폐가 금융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투자자를 보호하며 악의적인 행위자에겐 책임을 묻겠다고 짚은 바 있다. 행정부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 가상화폐 관련 위험성을 식별하고 완화하는데 노력했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었다.
빗썸은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가상화폐와 관련한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는 대목도 강조했다”라며 “올바른 가상화폐 규제를 위해 국회 등 다른 국가기관의 협조도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다”라고 말했다.

무디스의 시장 참여 소식도 빗썸이 주목한 내용이었다. 미국 경제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는 지난 1월 26일(현지시간) 무디스가 스테이블코인 신용등급 평가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또는 특정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다. 블룸버그는 무디스가 최대 20개의 스테이블코인을 대상으로 자산의 준비금 품질을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미국 발 가상화폐 시장 뉴스가 잇따라 나옴에 따라 이번 시장 상승은 현지 기관이 주도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라며 “싱가포르 소재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 업체 매트릭스포트는 미국 시간대에 일어난 비트코인 거래량을 분석하면서 상승 배경으로 현지 기관을 지목했다”라고 언급했다.
매트릭스포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40%가량 상승했으며 이중 35%가 미국 거래 시간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기관들은 현재 현물 구매뿐만 아니라 무기한 선물계약도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으며 상승 랠리 기여도의 85%를 구성한다는 게 매트릭스포트의 의견이었다.

빗썸은 미국에서 신규 가상화폐에 대한 기준 및 파산 절차 가이드를 만드는 작업도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점도 조명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의 경우 지난 1월 26일 일 신규 가상화폐 기준과 파산 절차 가이드를 공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빗썸은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는 제이피모건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 에이치에스비씨(HSBC) 등 글로벌 주요 은행 1천여 곳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협회다”라며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의 새로운 기준은 자산과 부채의 순손실의 집계, 파산 발생 시 담보 처리 방법, 중개기관이 보유한 고객의 가상화폐 처리 방법 등이 포함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빗썸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월 26일 현지 투자사인 아크인베스트(Ark Invest)의 비트코인 현물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승인을 반려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현지 가상화폐 제도화 시도가 아직까지 연착륙한 게 아니라는 일각의 견해도 덧붙였다.

빗썸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가상화폐 제도화가 여전히 무르익지는 않았다”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신호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라고 총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