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유에스디코인(USDC)’ 가상화폐 준비금이 묶이며 가상화폐 시장 불안이 발생한 가운데 자오 창펑(Zhao Changpeng) 바이낸스(Binance) 거래소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생태계 구성 계획이 적절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끈다.

권 대표는 지난해 5월 붕괴한 ‘테라/루나’ 가상화폐의 준비금으로 비트코인을 지정한 바 있다. 자오 창펑 최고경영자는 은행 역시 가상화폐 생태계 준비금 구축에 있어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권 대표의 이전 계획을 적절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오 창펑 최고경영자는 “권 대표는 사실 (준비금 마련과 관련해) 옳은 생각(The Right Idea)를 가지고 있었다”라면서도 “단지 실행에 실패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당초 테라폼랩스는 ‘테라’ 가상화폐의 단기 상환금 지급과 탈중앙화 외환 준비금을 충당하기 위해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2천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집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엘립틱(Elliptic)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초를 기준으로 테라폼랩스가 생태계 붕괴 직전 보유했던 비트코인은 총 80,394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 80,394개의 현금적 가치는 30억 달러(한화 약 3조 9,690억 원) 규모였다.

그러나 ‘테라/루나’ 생태계가 붕괴 조짐을 보이자 테라폼랩스는 8만 81개의 비트코인과 4,980만 달러(한화 약 659억 원)의 스테이블코인 및 6억 1,300만 달러(한화 약 8,110억 원)의 자기자본을 지난해 5월 16일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테라폼랩스의 지원 재단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의 경우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2022년 5월 16일 대규모 자본 투입 이후 남겨졌던 준비금이 ‘테라’와 비트코인으로 각각 18억 4,700만 달러(한화 약 2조 4,435억 원)과 19억 7,400만 달러(한화 약 2조 6,116억 원)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경제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는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권 대표가 ‘테라/루나’ 생태계 준비금으로 사용되던 비트코인 1만 개를 빼돌려 스위스 은행을 통해 현금화했다고 보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은 지난해 9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대표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싱가포르 경찰의 경우 각각 지난 2월과 이달 초 권 대표를 대상으로 기소와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권 대표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수배’를 받고 있기도 하다. ‘적색수배’는 수배자를 검거 후 송환하는 최고 등급의 수배다. 국내 수사팀은 ‘적색수배’ 요청과는 별개로 외교부를 통해 권 대표의 여권 무효화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