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가 지난 3월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경찰에 체포됐다는 발표가 현지 장관인 필립 아지치(Filip Adzic)를 통해 나왔다. 현지 장관은 권 대표를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붙잡았으며 현재 신원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필립 아지치 장관은 “몬테네그로 경찰은 수배된 도망자 중 한 명이자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테라폼랩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한국인 권도형을 구금했다”라며 “4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낸 전직 ‘가상화폐 제왕’은 위조문서와 관련해 포드고리차 공항에 억류됐다”라고 말했다.
‘테라/루나’ 폭락 이후 권 대표는 싱가포르부터 두바이 및 세르비아로 거처를 옮기며 정부 기관의 조사를 피해다녔다. 권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 및 싱가포르 정부의 수사 선상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검찰이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 합수1팀과 금융조사2부로 이뤄진 수사팀을 통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대표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국내 수사팀은 ‘적색수배’ 요청과는 별개로 외교부를 통해 권 대표의 여권 무효화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현지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가 권 대표를 쫓고 있다. 현재 미국 법무부는 산하 기관인 산하 연방수사국(FBI)와 뉴욕남부검찰청(SDNY)을 통해 권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권 대표를 증권 사기 조직 혐의로 기소했다. 증권거래위원회와 법무부가 모두 기소와 조사에 나섬에 따라 권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민사와 형사 소송을 마주한 상황이다.
싱가포르 경찰의 수사 소식은 이달 초 미국의 경제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를 통해 나왔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경찰로부터 권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당국의 수사 상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블룸버그는 권 대표가 ‘테라/루나’ 생태계 준비금으로 사용되던 비트코인 1만 개를 빼돌려 스위스 은행을 통해 현금화했다고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3월 24일 현재 원화 기준 비트코인 한 개의 가격은 3,696만 원이다. 블룸버그는 권 대표가 빼돌린 1만 개의 비트코인 중 1억 달러(한화 약 1,284억 원) 상당을 현금화했다고 덧붙였다.
